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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이자 주는 코인 투자?…돈되는 가상화폐 금융서비스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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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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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코인)시장이 얼어붙었다. 무조건 'HODL(장기 보유를 의미하는 코인업계 은어)'을 외치던 강성 투자자들마저 최근 급락장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 하락장에서 주식이라면 일단 버티는 방법과 현금화를 한 후 기다리는 방법 두 가지뿐이다. 가상화폐시장에서는 하나의 방법이 더 있다. 당장의 가치에 연연하지 않고 지분(코인 개수)을 늘리는 방법, 디파이(DeFi)다. 가상화폐의 미래를 믿고, 상승장을 기다릴 수 있다면 디파이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만 디파이 투자신조 1조는 '위험하고 위험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수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담보 대출이 발생한다. 대출자산을 또 대출할 수도 있다. 당연히 가치가 떨어지면 담보가 청산될 위험이 있다. 일각에서 "디파이가 제2의 서브프라임모기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디파이 태초에 이더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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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란 '탈중앙화 금융(Decentralized Finance)'의 약자다. 단어만 봐서는 어떤 상품인지 알기 어렵다. 디파이를 이해하려면 이더리움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디파이의 역사는 이더리움의 역사와 같다. 금융의 사전적 정의는 '이자를 받고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현물을 교환하고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약'이 필요하다. 디파이가 '계약 가능한 코인' 이더리움의 등장과 역사를 같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누가 얼마를 가지고 있다는 소유권 현황 정도만 장부에 기록할 수 있다. 반면 이더리움은 다양한 컴퓨터 코딩 코드를 넣을 수 있다. 이더리움의 이 같은 특성을 '스마트 콘트랙트(계약)'라고 부른다.

물물교환 시대에 화폐가 발명된 상황을 비트코인의 등장에 비유하며, 계약서 작성을 통해 대출과 저축 등이 생겨난 시대가 이더리움의 등장인 셈이다. 일상에서 대출받는 과정을 생각해보자. 개인 간(P2P) 대출을 할 때 계약서를 쓴다. 이 계약서가 일정한 양식과 조건을 충족한다면 계약은 법으로 강제된다.

그런데 디지털 세상에서는 변조가 자유롭다. 이전까지는 이런 오프라인 같은 구속력을 가진 계약을 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은행 등을 통해서 온라인 대출을 받는다면 은행을 믿고 거래할 수 있지만, 디지털상 개인 간 대출은 현실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이런 빈틈을 채운 것이 블록체인 기술이다. 한 번 블록에 올라간 정보는 변조되지 않는다. 계약의 신뢰가 담보된다. 스마트 콘트랙트의 가장 간단한 예가 '에스크로'다. 예컨대 중고거래를 할 때 플랫폼이 중간에서 돈을 가지고 있다가 구매자가 물건을 받았다고 확인하면 판매자에게 보내주는 시스템이다.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도 똑같다. 구매자가 '물건을 받았다'는 신호를 보내면 물건가격만큼의 이더리움을 구매자에게 보내달라는 계약을 생성할 수 있다. 구매자는 물건을 받고 나서 이더리움 장부에 신호를 보낸다. 이더리움 시스템이 거래를 처리한다. 구매자와 판매자는 중개자 없이 거래에 성공한다.

디파이 상품은 뭐가 있지?

디파이 세상에는 대출, 유동성 공급, 결제 등 다양한 금융상품이 존재한다. 대출의 경우 이런 식이다. 예컨대 코인 투자자 A가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를 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코인을 어딘가에서 빌려와야 한다. 어디서 코인을 빌릴 수 있을까.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어딘가에서 코인 대출을 받는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투자를 하는 것도 개인이다. 처음 디파이를 접한다면 이런 사람들에게 코인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유동성을 공급하는 상품도 있다. 이 경우 탈중앙화거래소(DEX)를 주로 이용한다. 거래소의 생명은 '유동성'이다. 예컨대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 1000만원어치를 개당 7만원에 팔고 싶은데 살 사람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사겠다는 사람이 제시한 금액을 받아들여야 한다. 눈물을 머금고 4만원이나 3만원에 팔아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면 거래가 잘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상화폐 세상에서는 호가 사이를 채워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격차를 줄이고 거래가 발생하게 만들어주는 '마켓메이커'들이 존재한다. 이들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물량을 지원해주는 것을 유동성 공급이라고 한다. 마켓메이커들은 거래소로부터 인센티브를 받는데, 개인투자자들은 이들에게 코인을 예치하고 인센티브를 나눠받는 식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 특성과 시장에 대한 신뢰 등의 문제로 아직 개인의 금융수요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 유동성 공급이 디파이에서 가장 자주 이용되는 투자방식이다. 초단위로 가치가 급변하는 가상화폐로 어떻게 금융이 가능한 것일까. 내가 295만원에 보낸 이더리움이 이동하는 0.5초 사이에 310만원이 될 수도, 260만원이 될 수도 있는 곳이 가상자산시장이다.

이 때문에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이 바로 '스테이블 코인'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말 그대로 '가치를 고정한 코인'이다. 디파이의 필수조건은 아니지만 디파이 생태계 확장을 위해선 가치가 안정적인 통화가 필수적이다. 스테이블 코인은 대부분 1달러에 가치를 고정시킨다. 테더(USDT)라는 코인이 대표적이다.

클레이스왑에 맡겨두면 年수익 4%…토큰 KSP로 바꿔 예치땐 27%

[WEALTH] 디파이 상품마다 수익률 제각각

수익률 더 높아지는 공격적 투자
클레이·테더 맞바꿔 예치땐 35%
레버리지 활용하면 120%로 급증

클레이 활용해서 디파이 직접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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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를 하려면 먼저 플랫폼을 선택해야 한다. 이더리움이 가장 유명한 플랫폼이다. 이더리움에 예치된 자산은 약 188조원에 달한다. 디앱(DApp)의 종류도 가장 많다. 가장 다양한 금융상품을 접할 수 있다는 뜻이다. 2위는 약 22조원이 예치된 테라다.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바이낸스체인(BSC)은 약 19조원으로 3위다. 디파이 입문자를 위해 카카오의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클레이(KLAY)를 활용한 방법을 소개한다. 이더리움은 최근 플랫폼 사용료(가스비)가 늘어나는 추세라서 이용료가 비싸다. 클레이는 비교적 저렴하고, 한글사이트를 지원하기에 사용하기 쉽다. 클레이의 디파이 서비스인 클레이스왑을 활용하는 방법을 시도해보자. 이를 이용하려면 먼저 클레이를 사야 한다. 코인거래소에서 사면 된다. 클레이는 업비트에는 없다. 빗썸이나 코인원 등에서 구매하면 된다. 먼저 100만원어치만 사보자. 개당 1600원 수준이니, 625개의 클레이를 살 수 있다.

클레이튼(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기 위한 지갑은 '카이카스(Kaikas)'다. 거래소에서 구매한 클레이를 이 지갑에 보낸다. 이제 클레이스왑 홈페이지에서 지갑 연결하기를 선택하면 준비가 완료된다.

클레이스왑은 탈중앙화거래소(DEX)다. 매우 다양한 코인이 교환되고 있다. 클레이스왑이 가장 필요로 하는 유동성은 클레이와 스테이킹된 클레이(sKLAY) 간 교환이다. 스테이킹은 코인을 일정 기간 묶어서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개념이다. sKLAY는 묶여 있는(록업) 지분을 의미한다. 이때 누군가는 의무적으로 묶여 있는 기간에 코인이 급하게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 클레이스왑은 소정의 수수료를 내면 바로 sKLAY를 클레이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묶여 있는 지분은 그대로 두고 따로 놔뒀던 클레이를 대신 주는 원리다. 클레이스왑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클레이가 필요하다. 필요한 클레이는 어디서 공급될까. 바로 클레이스왑에 클레이를 빌려준 사람들에게서다. 클레이를 클레이스왑에 단일 예치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이유다. 현재 클레이스왑에 클레이를 맡기는 경우 연이율은 4.01% 수준이다. 단순 클레이 이자수익이 약 1.79%, 클레이스왑 토큰인 KSP 수익이 약 2.21%다. KSP는 클레이스왑을 이용했다는 증표로 주어지는 토큰이다. 이 또한 단독으로 거래가 가능한 구조다. 625개의 클레이를 맡기면 연간 11개의 클레이(1.79%)와 13.8개의 클레이(2.21%)에 해당하는 2.68개의 KSP를 얻는 식이다. 이자가 너무 짜다고 생각한다면 클레이스왑에서 클레이를 모두 KSP로 바꿔서 예치하는 게 낫다. KSP는 연이율이 27.2%에 달하기 때문이다. 수익은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KSP 값에 변동이 없다면 100만원을 투자해서 27만2000원의 이익을 올리는 셈이다. KSP 값이 오르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떨어진다면 수익률도 그만큼 하락한다.

한발 더, 공격투자해 보자

클레이스왑의 경우 페어예치도 지원한다. 페어예치는 sKLAY와 클레이의 교환이 아닌 다른 코인들 간 거래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개념이다. 예컨대 업비트에선 이더리움을 원화로 살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으로도 이더리움을 살 수 있다. 이때 거래쌍은 이더리움-원화, 이더리움-비트코인의 두 가지가 되는 셈이다. DEX에서는 다양한 코인 간 교환이 이뤄지기 때문에 여러 거래쌍이 필요하다. 이때 거래쌍마다 거래량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투자수익률의 차이가 생긴다. 클레이스왑에 있는 거래쌍의 경우에도 연 1000%가 넘는 수익률에서 1%대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컨대 클레이와 테더 거래쌍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상품은 연이율이 35%에 달한다. 100만원어치 클레이(625개)를 사서 그중 절반을 클레이스왑에서 테더로 전환한 뒤 예치하면 된다. 50만원어치 클레이와 50만원어치 테더를 예치하는 셈이다. 이러면 매일 0.139개의 KSP를 받을 수 있다. 원화 기준으론 1146원 수준이다. 만약 1000만원어치를 예치한다면 매일 1만원이 넘는 이자가 들어오는 셈이다.

코인을 일부 대출해서 레버리지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플러스예치도 있다. 플러스예치자는 자신이 보유한 것보다 2~3배의 자산을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1000만원으로 앞서 말한 클레이와 테더 거래쌍을 3배의 레버리지를 활용해 공급하면 매일 3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KSP를 바로 팔지 않고 기다렸다가 시세가 오른 뒤에 판다면 수익은 더 커진다. 잘만 설계하면 1000만원의 투자금으로 한 달에 100만원 가까운 이자수익을 얻는 셈이다.

물론 수익성이 크지만 반대로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청산당할 위험도 높다. 클레이스왑이 아닌 다른 플랫폼의 경우 대출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이 주로 사용된다. 예컨대 이더리움의 가치 상승이 예상돼 장기 투자를 하고 싶다면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기고 다른 코인을 빌리는 것이다. 빌린 코인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거나, 빌린 코인을 담보로 더 수익성이 높은 다른 코인을 또 빌릴 수 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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