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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첫 월급 비트코인으로 바꾼 뉴욕시장...그런데 왜 웃음거리 돼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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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세 번 급여는 비트코인으로" 공언 후
실제 급여 암호화폐로 환전했다 110만원 손실 추산
한국일보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 시장.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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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암호화폐 허브'화를 선언하며 "첫 석 달 월급은 암호화폐로 받겠다"고 공언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실제 자신의 첫 급여를 암호화폐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시에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그의 급여도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26일 미국 언론들은 애덤스 시장이 지난주에 첫 급여를 받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으로 전환했지만, 주말 사이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923달러(약 110만 원)를 잃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수치는 공식적인 것은 아니고 블룸버그의 추산에 따른 수치다. 블룸버그는 애덤스가 21일 수령한 첫 급여 9,924달러 중 세금을 떼고 5,954달러를 받은 뒤 절반을 나눠 각각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환전했다고 가정하고, 24일까지 각각 화폐의 가격 변동을 계산했다. 현재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24일보다는 반등했지만 주말 이전인 21일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보관소 코인베이스는 애덤스의 첫 급여가 암호화폐로 바꿔 보관됐다고 확인했지만 실제 암호화폐 중 어느 코인을 얼마만큼 담았는지는 애덤스 본인만 알 수 있다.

"네 암호화폐 하락이 슬프냐, 애덤스를 위안으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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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의 암호화폐 수령을 전하는 코인베이스의 트윗(왼쪽)과 애덤스의 급여 수령 후 암호화폐 하락세를 조명한 트윗.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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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시민들은 애덤스 시장이 급여를 받은 후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자 이를 농담거리로 삼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장일 때는 에릭 애덤스 시장의 급여도 같이 떨어지는 걸 위안으로 삼자"거나 "어차피 가격이 떨어지면 골짜기에서 더 살 수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는 식이다.

이는 실제 애덤스 시장이 한 말이기도 하다. 그는 6일 CNBC와 인터뷰에서 "때로 매수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주가가 하락할 때"라며 "(암호 화폐도) 상승하면 더 좋은 수익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 급여를 받은 뒤 암호화폐 가격이 일단 떨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조롱조로 재인용된 것이다.

애덤스 시장은 암호화폐 하락이 본격화한 뒤 23일 CNN방송에 출연해 "비트코인으로 급여를 받겠다고 한 목적은 뉴욕시가 첨단기술에 열려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장기투자자로서 기다리면 가격 회복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암호화폐 바람잡이 자처하며 급여 전환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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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된 지난 2021년 4월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코인베이스 광고가 공개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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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스 시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첫 세 번의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공언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는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정부 급여를 암호화폐로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뉴욕 시장실은 급여를 수령하는 즉시 암호화폐로 환전하는 방식을 취했다. 애덤스는 "뉴욕을 암호화폐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면서 자신이 친 암호화폐 시장임을 과시하기 위해 이 같은 공약을 실천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큰 반향을 부르진 못하고 있다.

애덤스의 경쟁자는 프란시스 수아레스 마이애미 시장이다. 기존에 뉴욕을 뛰어넘는 '암호화폐 허브'로서 마이애미를 적극 내세우며 열풍을 불러일으킨 그는 새 임기 첫 월급을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공언했고, 공무원 급여와 세금도 비트코인으로 결제 가능하게 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비트코인으로 거래가 진행되더라도 결국에는 달러로 환전을 거쳐야 하고, 현재로서는 거래소의 환전 능력 보증이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실제 구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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