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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차기 대선 경쟁

[단독] 安 선대위원장 최진석, "차라리 출당" 홍준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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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대구 북구 엑스코 인터불고 호텔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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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측 고위 인사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비공개 회동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과 홍 의원의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안 후보 측 인사를 만났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최진석 국민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의 홍 의원 사무실을 찾아 30여분간 홍 의원을 만났다. 중도 보수 성향의 도가(道家) 철학자이자 서강대 명예교수인 최 위원장은 안 후보가 지난 18일 전남 함평까지 직접 내려가 영입한 인물이다. 홍 의원과의 회동 뒤 최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새해 인사를 하면서 내 책을 선물한 것뿐”이라며 정치적 해석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미묘한 시기에 이뤄진 두 사람의 만남을 예삿일로 보고 있지 않다. 두 사람이 평소 교류도 없었던 초면인 까닭이다.

게다가 안 후보와 홍 의원은 최근 나름의 고충을 안고 있다. 연말연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0% 벽을 뚫은 안 후보는 최근에는 윤 후보의 지지율 회복세 여파로 지지율 상승세가 꺾인 모양새다. 설 연휴 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후보와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만들겠다고 호언했지만 아직까진 ‘2강·1중’ 체제에 가깝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 2030세대의 폭발적 지지를 얻고도 탈락했던 홍 의원은 최근 경선 경쟁자였던 윤 후보 측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윤 후보와의 만찬 회동에서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때 서울 종로(최재형 전 감사원장)와 대구 중·남구(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지역에 대한 전략공천을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후보 측은 “구태 정치”(권영세 선대본부장)라고 홍 의원을 몰아세웠다. 윤 후보 주변에선 “홍 의원 없이도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왔다. 홍 의원 역시 “내 발로는 (당을) 못 나가겠고, 권영세(선거대책본부장) 말대로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준동해 차라리 출당이나 시켜주면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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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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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안 후보와 홍 의원과 관계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안 후보는 이미 지난해부터 홍 의원에게 ‘공개 구애’를 해왔다. 지난달 안 후보가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의 ‘청문홍답(청년의 고민에 홍준표가 답하다)’ 게시판에 ‘찰스형’이란 아이디로 글을 올린 게 대표적이다. 안 후보는 당시 “왜 청년들은 홍준표 의원님을 좋아하고 열광할까요?”라는 제목의 질문을 올렸고 여기에 홍 의원이 “진심으로 대하고 거짓말 안 하고 공감하니까”라는 답글을 달아 주목을 받았다.

홍 의원도 지난 23일 ‘청년의꿈’ 게시판에 한 지지자가 “윤 후보가 홍 의원께 하는 행동을 보고 안철수를 찍겠다”며 안 후보와 손을 잡을 것을 권하자 “당이 많이 변했다”며 모호한 답변을 적었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 후보는 22일부터 2박 3일 동안 고향인 부산·경남(PK) 지역을 방문하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4일엔 한국석유공사 울산석유비축기지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2차전지 산학연 연구센터를 차례로 방문했다.

안 후보는 석유비축기지에서 “신재생에너지는 우리나라에서 효율성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고 수출로 먹고사는 국내 제조업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원전은 필수적”이라면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중소형 모듈 원전에 대한 경쟁이 전세계적으로 치열해지고 있는데 이 기술은 우리나라가 가장 먼저 개발한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노력해 원전을 이용한 수소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PK 방문 기간에 맞춰 보수 성향 유권자를 겨냥한 메시지도 연이어 발표했다. 지난 22일 “강성 귀족노조를 혁파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던 안 후보는 이날 오전 “타임오프제에 대한 두 당(민주당·국민의힘) 후보들의 태도는 노동자 전체가 아닌 기득권 노동계의 눈치를 본, 노동이사제에 이은 또 하나의 노동 포퓰리즘”이라고 직격했다. 그러고는 “공무원·교원 노조 타임오프제의 도입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의 가족도 총출동해 유세에 나선다. 전남 출신인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호남·제주 지역을 조만간 방문하고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피해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코로나19 연구 논문 성과가 뉴욕타임스(NYT)에 실려 주목을 받은 안 후보의 딸 안설희 박사 역시 전날 귀국하면서 부친의 선거 유세를 다양한 방법으로 도울 전망이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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