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조원대 본예산을 집행한 지 보름여 만에 1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또 결정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0번째 추경 편성이다. 올해 국민 한 사람당 부담해야 할 나랏빚은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국가채무는 본예산 기준으로 1064조4000억원이다. 여기에 정부가 편성한 추경 14조원 가운데 10조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고 가정하면 올해 국가채무는 1074조4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국가채무는 문재인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660조2000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4년 만에 46.2% 불어난 96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추경까지 포함하면 현 정부 5년 만에 국가채무는 400조원 넘게 불어난 셈이다. 또 올해 국가채무를 지난해 말 기준 인구 5164만명으로 나누면 올해 1인당 국가채무는 2081만원으로 또 불어난다.
한편 대선을 앞두고 여야는 일제히 소상공인 지원금 확대를 골자로 한 추경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1월 18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등을 추가 지원 대상으로 언급했고,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현행 100만원인 소상공인 코로나 극복 지원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추경 재원은 대부분 적자국채 발행으로 충당되는 만큼 정치권의 현금 살포가 오히려 지원 대상인 소상공인의 이자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규모 국채를 발행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금리 상승)하고 은행 조달 비용이 증가해 대출 금리가 상승해서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만 7차례에 걸친 추경으로 금리 상승 압박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2020년 2월 24일 1.139%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 1월 18일 2.127%로 마감해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3.57~5.07%에서 3.71~5.21%, 우리은행은 3.8~4.81%에서 3.94~4.95%로 높아졌다. 정치권이 표심을 의식해 추경을 내걸지만 오히려 추경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서민 고통은 가중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44호·설합본호 (2022.01.26~2022.02.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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