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똑같은 '스세권' 꼬마빌딩도 미국에 투자했다면 2배 벌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서울 서초구에 사는 5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초 보유하고 있던 강남권 주택 2채 중 1채를 팔아 미국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시에 위치한 건물 면적 약 429.7㎡(약 130평)의 1층짜리 상업용 건물을 44억원에 구입했다. 스타벅스가 입주해 있는 이 건물에 A씨가 투자한 돈은 19억원 정도이고 나머지 25억원은 현지 은행을 통해 대출받아 충당했다. 올해 5월 A씨가 받을 예정인 임대료는 약 1억1000만원으로 임대수익률은 6% 정도 된다. 스타벅스와의 임대 계약 기간은 10년으로 이 기간에 연 6% 정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A씨는 기대하고 있다.

#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남성 B씨는 2019년 여윳돈 7억원으로 미국 피츠버그에 있는 서민 임대용 주택 3채를 매입했다. 임대수익을 기대하고 매입했지만 1~2채가 계속 공실이 발생해 기대만큼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또 공실 해소를 위해 수리비 등 비용이 발생했지만 먼 거리로 인해 실제 이에 대한 검증이 어렵고 임차인 관리도 힘들었다. 결국 관리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최근 3채 모두를 8억원 정도에 매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국내 아파트 가격 고점 논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정부 세금 규제 등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금융사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거액의 종합부동산세 통보를 받은 다주택자들이나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 중 이 같은 어려움에서 벗어나고자 해외 부동산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해외 보유 주택은 국내에서 세금 납부 시 주택 수에서 빠져 종부세와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쉽게 말해 국내에 1주택, 미국에 1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국내에서 세금 납부 시 1주택자로 간주돼 다주택자 세금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 부동산 시장도 나쁘지 않은 분위기다. 미국 대표 주택 지표 중 하나인 케이스실러 전국 주택가격지수의 경우 코로나19 본격 확산 전인 2019년 12월 말 212.29를 기록했다가 가장 최근 발표된 지난해 10월 말에는 273.76까지 상승했다. 2년 만에 29%가량 오른 셈이다. 최준영 나이트프랭크 전무는 "2년 전 뉴욕 맨해튼에 99.2㎡(약 30평)대 콘도를 35억원 정도에 매입했던 고객의 경우 현재 보유 콘도 시세가 45억원 정도로 오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은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반응이다.

어태수 네오집스 미국 대표는 "15년 전 연간 200만가구 정도였던 미국 주택 공급량이 지금은 연간 100만가구 내외일 정도로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가 늘면서 더 넓고 쾌적한 주택을 원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일반 주택을 구입해 임대를 하는 것보다는 스타벅스 등 유명 브랜드가 입점한 상가를 매입해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노리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해외 부동산 전문 컨설팅 업체 도우지엔의 성정욱 대표는 "미국 상가의 경우 취득세가 없어 매입 비용이 한국과 비슷한 건물의 30~50% 수준에 불과하고, 재산세나 보험금, 유지관리비 또한 임차인이 부담하도록 계약할 수 있어 국내 상가 보유 시보다 추가 비용을 훨씬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도우지엔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중소도시와 경기도 중소도시에 각각 363.6㎡(약 110평) 정도의 스타벅스 입점 건물을 매입할 경우 미국에서 취득 시 매입 비용만 1억5000만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연 임대수익률도 2~3%에 불과한 한국에 비해 미국은 5~6%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단 성정욱 대표는 "미국 상가 건물은 임차인이 누구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다음이 (매각할 때 중요한) 입지"라고 말할 정도로 유명 브랜드가 임차한 건물을 매입하는 게 중요하다.

반면 사례에 나온 B씨처럼 주택을 매입할 경우 본인이 관리비, 임차인, 재산세 등을 전부 챙겨야 하기 때문에 먼 곳에서 이를 관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매우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다른 해외 지역보다 미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부동산 매입으로 달러 자산을 확보하면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가치 상승에 대비할 수 있는데다, 코로나19 확산 후 자산가격 급변기에 다른 지역 부동산보다 안전자산으로 취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캘리포니아, 뉴욕 등 많이 오른 미국 핵심 지역 부동산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텍사스 등 주변 지역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성 대표는 "텍사스는 오라클, 테슬라 등 높은 인건비와 세금 등으로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이전하는 기업들이 최근 찾는 곳"이라며 "주택 중위가격이 캘리포니아의 3분의 1 정도 되는 등 가격 메리트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준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