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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또 오른 휘발윳값…치솟는 국제유가에 '유류세 인하' 효과 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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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6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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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윳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효과가 치솟는 국제유가에 희석되면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을 보면 20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하고 있는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636.14원이다. 하루 전보다 1.91원 올랐다. 석유제품 값이 최근 열흘 사이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지난 10일 이후 쉬지 않고 하루 1~2원씩 오르는 중이다. 유류세 인하 대상이었던 고급 휘발유, 자동차용 경유도 마찬가지다. 이달 초 바닥 가격과 비교하면 10원가량 비싸다.

지난해 11월 12일 정부가 유류세를 20% 내린 직후만 해도 기름값은 꾸준히 하락 흐름을 탔었다. 인하 전 1800원 선을 넘나들었던 전국 휘발유 가격은 이달 7일 1620.98원까지 내려앉았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한 영향도 있었다. 이런 흐름이 최근 들어 뒤집혔다.

아직 상승 폭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휘발유ㆍ경유 등 석유제품의 재료인 원유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1.8% 오른 배럴당 86.96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브렌트산 원윳값도 하루 사이 1.1% 상승하며 배럴당 88.44달러로 올라섰다. 2014년 10월 이후 7년래 최고 수준으로 배럴당 90달러 돌파가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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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르는 휘발윳값.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이후 원유 수요가 급증한 데다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위험 고조,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피습 등 주요 산유국의 지정학적 위험까지 불거졌다. 이라크와 터키 사이 원유 송유관이 터졌다는 소식이 이날 전해지며 가뜩이나 불안한 유가를 더 자극했다.

수급 불안, 지정학적 위험 모두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위를 뚫고 오르는 건 시간 문제란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유가를 배럴당 105달러(브랜트유 기준)로 이미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석유 재고가 2000년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이란 분석을 곁들여서다.

보통 국제유가는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된다. 지금의 원윳값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불과 한 두 달 안에 유류세 인하 효과가 사라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는 4월까지만 한시로 시행할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정부가 재연장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유류세 인하 종료와 동시에 휘발유는 9~10%, 경유는 7~8%, 부탄은 4~5% 각각 값이 바로 치솟는 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2018년 11월 유류세 인하 때도 6개월 한시로 시행하려 했지만 유가 불안에 2019년 8월까지 연장한 적이 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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