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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승려대회 맞서 ‘정청래 지지' 맞불 집회…민주당이 기가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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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촛불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주최 '전국승려대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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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이 정부·여당의 종교 편향을 규탄하는 전국승려대회를 21일 열기로 하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지자들이 20일 오후 맞불 집회를 열었다.

촛불시민연대 등 친문 성향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안국동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의 ‘대선 개입’에 항의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신고된 집회 규모는 299명으로, 현재 방역 수칙상 집회 허용 최대 인원이다. 전날 정 의원의 팬카페(대한민국 청래당) 게시판에는 “1월 20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안국동 조계사 앞으로 모이자”는 집회 알림글이 등재됐다.

집회 참석자들은 ▶조계종의 대선 개입 규탄 ▶코로나 19 시국에 대규모 승려대회 반대 ▶불교계의 문재인 대통령 사과 요구 철회 촉구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날 집회는 실질적으로 불교계와 갈등을 빚어 정치적 수세에 몰린 정 의원을 보호하려는 성격이 강했다. 정 의원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걷는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빗댄 이후, 여권을 향한 불교계 민심은 악화 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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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촛불시민연대 등 시민단체 주최 '전국승려대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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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전국승려대회 직전에 정 의원 팬클럽이 맞불 집회까지 열자 민주당 선대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선대위 관계자는 “조계종과 더 큰 마찰로 비화할 수 있는 사안인데 정 의원이 나서 뜯어 말렸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 의원측은 “팬클럽을 최대한 설득했다”고 했지만 집회는 이날 예정대로 강행됐다.



조응천 “정청래, 탈당 결단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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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팬카페 게시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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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 의원은 당 안팎에서 ‘탈당 요구’를 받고 있다.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선 정 의원을 겨냥한 공개 탈당 요구 발언이 처음 나왔다.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억울한 점이 많겠지만 (정 의원의 탈당은) 불교계의 요구 중 하나다.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탈당해줬으면 하는 의원분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그런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의원이 이 후보 측 인사로부터 자진 탈당을 권유받았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키우자, 선대위가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낸 셈이다. 정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이핵관(이재명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이 찾아왔다. 이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했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2016년 총선 당시) 컷오프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며 “내 사전에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 당을 떠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7일 당 주요 인사들이 조계사를 찾아 ‘참회의 108배’를 올린 직후 정 의원이 이 같이 ‘내부 총질’에 나서자 당 일각에선 징계 조치 검토를 시사하기도 했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의원의 국정감사 발언이야 징계할 근거가 없지만, 대선을 앞두고 개인 페이스북에서 ‘탈당 권유’ 주장을 한 것은 엄연히 해당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며 “최소 경고 내지는 탈당 조치도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은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당 권리당원 게시판에선 친문 성향 당원들을 중심으로 “정청래 의원을 괴롭히지 말라”는 두둔 여론과 동시에 “정청래 의원이 망치는구나. 해당 행위이니 탈당시키라”는 비판 여론이 팽팽히 맞섰다.



송영길, 전국승려대회에서 거듭 사죄 예정...정청래 동행은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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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인 김혜경씨가 지난 19일 김제 금산사를 찾아 주지 일원 스님과 나란히 걷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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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불교계 민심을 달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이 후보 부인인 김혜경씨가 전국 각지 사찰을 직접 20여 군데 찾았지만, 갈등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씨는 지난 19일에도 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전북 김제 금산사 주지 일원 스님을 예방했다.

송영길 대표 등 당 고위 인사들은 21일 전국승려대회에 직접 참여해 사죄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진화 작업에도 불구하고, 불교계는 ‘종교 편향, 불교 왜곡 근절과 한국불교 자주권 수호를 위한 전국승려대회’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정 의원 발언 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특정 종교색을 드러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캐럴 캠페인을 하는 등 종교 편향이 심각했다는게 불교계의 시각이다.

당 지도부는 정 의원에게 승려대회 동행을 요청해 둔 상태이지만, 정 의원은 확답을 유보한 상태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자진 탈당 권유 주장에 대해 “내용을 잘 모르는 부분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가 좀 그렇다”며 말을 아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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