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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방역지원금 3차 신청하세요" 자영업자 두 번 울리는 대출사기 문자 판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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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보이스피싱 등 대출사기 문자메시지. [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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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자영업자 A씨는 카카오뱅크에서 보낸 것으로 표시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고 전화를 걸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크게 줄어 가게 운영이 어렵던 터에 최대 2억원까지, 최저 연 1.3% 금리에 가게 운전자금 대출을 해준다는 내용에 마음이 동요해서다. 지원 예산이 선착순 지급이라는 안내에 마음은 조급했다. A씨는 대출을 신청한 후 카카오뱅크라며 걸려온 전화를 받고 그제서야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어색한 발음으로 카카오뱅크 직원이라고 소개하며 대출을 안내하는 남성의 목소리를 듣고서다. A씨는 "형편이 어렵다보니 대출이 된다는 문자메시지에 잠깐 정신이 나간듯 하다"며 "이러다가 당하는 사람도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19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뱅크나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고용노동부, KB국민은행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전화가 무차별적으로 보내지고 있다. 자금 수요가 많은 설 명절을 앞둔 데다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 대상으로 어려운 상황을 교묘하게 사기에 이용하는 행태의 전화다.

이런 사기 문자메시지는 "귀하께서는 22년 특별고용촉진장려금 신청 대상임을 알려드립니다", "22년 방역지원금 3차 지급 신청 공고 안내", "-카카오뱅크- 특별정부지원 확대 생활안정자금 신청 대상자입니다" 등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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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등 대출사기 문자메시지. [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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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유형의 문자메시지를 휴대전화로 받은 후 표시된 전화번호로 발신하면 "대출이 필요하면 1번", "필요한 대출액을 누르고 별(*) 버튼을 누루세요" 등의 안내 메시지가 나오고 버튼을 누르면 "담당 직원이 잠시 후 연락드립니다" 메시지와 함께 전화가 끊긴다. 이후 보이스피싱을 목적으로 다시 전화가 걸려오는 방식이다.

곽원섭 금감원 불법금융대응단 팀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보이스피싱이나 불법대부업체 대출 전화와 문자메시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발생한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 2020년 2353억원, 지난해 상반기 845억원으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면서 피해액 자체는 감소하는 추세다.

카카오뱅크는 자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문자메시지가 많아 알림톡으로 공지까지 띄운 상태다. 카카오뱅크 측은 "혹시 최근에 카카오뱅크로부터 대출을 권유하는 문자메시지나 전화를 받은 적 있으신가요? 모두 가짜, 바로 스미싱, 보이스피싱"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절대로 전화나 문자메시지로 대출을 권하지 않는다"며 "ARS 통화 종료 후 '010', '02', '031' 등의 일반 번호로 전화를 걸어 본인이 카카오뱅크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문자로 사원증이나 홈페이지 URL를 전송하기도 한다. 모두 가짜"라고 설명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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