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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이은의 성범죄 전문 변호사 "진짜 여혐은 김건희 통화 공개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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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공개는 후보 배우자인 여성 가십 삼는 관행"
"성형·쥴리 논란... 남자였으면 이랬겠나"
한국일보

1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록을 다룬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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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 이은의 변호사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 공개를 두고 "이런 과잉된 행태의 저간은 여성을 쉽게 가십의 대상으로 삼고 공격해 온 관행"이라고 질타했다. MBC의 통화 녹취록이 보도된 일련의 과정이 "최근 뚜렷하게 포착되는 여혐"의 징후라는 지적이다.

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Me too)' 사건에 대한 김씨의 발언을 일부 진보인사들이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그 의견을 보도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적으로 한 말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판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변호사는 서지현 검사, 배우 곽현화, 모델 양예원, 유도선수 신유용, 초임변호사 성폭행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변호사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불필요하게 언론을 소모해 필요한 정보나 소식이 자리할 자리를 (김씨 관련 보도가) 차지하는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재나 보도 윤리를 저버릴 정도로 중차대한 사안의 발견이 아니라면, 그건 그 직업이 갖는 특수성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쉽게 접근해 들은 풍월을 보도라는 지위를 악용해 사실을 편향되게 보여주거나 선동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MBC 방송에 일침을 가했다.

또 △광주 아파트 신축 공사 외벽 붕괴 △고 김다운씨 사망사건 △헌재의 미성년자 영상녹화진술 증거 활용 위헌 결정 △산업기술보호법 논란 같은 중차대한 사회적 사건이 "이런 가십에 묻혀 제대로 논란도 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사적 청취 내용 보도... 온당치 않아"

한국일보

이은의 변호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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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변호사는 김씨의 통화 내용 자체보다 통화가 보도된 과정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학력‧이력 허위 논란 등을 제외하고 김씨에 대한 보도나 평가는 김씨가 여성이란 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논란, 성형 여부, 기자 호칭 등에 대한 보도는 이 사회가 추구하는 여성성에 대한 평가로 만약 대선 후보가 여자였다면, 그 배우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여성성 평가의 정점이 '7시간 통화' 녹취록 방송이란 것이다.

이 변호사는 수행비서 성폭력 혐의로 복역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불쌍하다"는 김씨 발언 관련 보도도 언급했다. 그는 "후보 배우자가 얼마나 젠더 의식이 떨어지는지를 보여주고 싶었겠지만, 각 진영의 프레임만 강화시켰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으로 취한 입장이 아닌 이상 사적으로 청취한 내용을 보도하는 것이 온당하지 않고, 그런 식의 보도가 발언자는 물론이고 여성 진영에는 궁극적으로는 무슨 도움이 되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결국 (성폭력) 피해자를 공격하는 사람들의 가십만 늘려주고 피해자에게는 상처와 부담을 주지 않았나"라면서 "그런 말을 듣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공식적인 입장을 물어 청취하는 방향으로 노력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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