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 "조송화, 구단 정상화 걸림돌"…법정서 '계약 분쟁 1세트' 돌입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성시호 기자] [theL]조송화, '계약해지 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법원, 일주일 안에 인용 여부 결정키로

(화성=뉴스1) = 11일 경기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기업은행 조송화가 공격하고 있다.(기업은행 배구단 제공) 2020.12.11/뉴스1

선수계약 임의해지가 적법했는지 여부를 놓고 분쟁 중인 여자프로배구 조송화 선수와 IBK기업은행이 민사소송에 앞서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법정공방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송경근)는 14일 조송화 선수(29)가 화성 IBK기업은행 알토스 구단을 상대로 제기한 계약해지통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법정심문을 진행했다.

조 선수는 지난해 11월13일 돌연 선수단을 떠나 사건이 발생한 경위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구단 측은 조 선수의 "무단 이탈"을 주장하며 같은해 12월13일 선수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바 있다.

앞서 양측은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에서도 사건 경위를 놓고 다툼을 벌였다. 이에 대해 연맹은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며 지난해 12월10일 징계보류를 결정한 상태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양측은 사건이 발생한 경위와 계약해지가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여부를 놓고 팽팽한 입장차를 보였다.

조 선수의 대리인은 "(조 선수에게) 재활 내지는 휴식이 필요했는데 제대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이를 구단에 알렸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며 구단 측의 계약해지가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수단 이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치료와 재활을 받지 못하면 선수생활을 못하는게 아니냐는 절박한 마음에 일어난 일"이라는 입장을 폈다.

이어 서남원 당시 감독과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감독님께서 (조씨의) 건강 문제가 있을 때도 대화를 나눠 조씨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부상이라는) 특별한 상황에 대한 특별한 보강 훈련에 대해 말했다"고 한 뒤 "일반훈련에 대해 토를 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 선수 측은 지난해 11월16일 당시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 당시에도 "경기에 뛰기 위해 구단에서 제공한 차량을 타고 광주로 이동했다"며 "구단이 당일 (경기를) 뛰지 않게 한 것"이며 조 선수는 경기종료 후 종례회의까지 참석했다고 밝혔다. 선수계약을 이행할 의지가 있었고 실제로 이행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구단에 대해서는 "감독이 부정적인 평을 외부에 풀어놓는 것을 방치했고 책임을 조 선수에게 돌리면서 현저한 명예실추를 일으켰다"며 "악의적"이라는 지적을 덧붙였다.

또 선수계약서상 임의해지는 서면으로서 직접 해지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도록 정해져 있는데 구단이 개별통보도 없이 언론을 통해 해지사실을 통지했다며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IBK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본질은 항명"이라며 계약해지가 정당했고 급여 또한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IBK는 조 선수가 이탈 사유로 주장한 부상에 대해 "작년에 있었던 부상을 이 사건 배경으로 핑계삼는 것"이라며 "트레이너와 단장이 철저히 치료받게 했다"고 맞받았다.

또 구단이 감독을 경질한 상황에 대해 "선수가 제 목적을 달성했다고 받아준다면 그 다음에는 구단이든 감독이든 영이 설 수 없다"며 조 선수가 "팀을 해칠 수 있어 복귀를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IBK 측은 조 선수에 대해 "구단 정상화의 걸림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 IBK는 "(선수가) 이탈한 날부터도 계속 설득했다"며 조 선수가 "사무국장이 정말 은퇴할거냐고 최종의사를 물었음에도 은퇴의사를 표시했다"며 계약해지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양측은 법정 스크린을 통해 사건 전후 상황이 담긴 카카오톡 채팅내용과 통화녹취록을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1월13일 조 선수가 이탈한 뒤 같은달 21일 서남원 감독을 경질한 바 있다.

이날 IBK는 "항명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 같은데 왜 감독을 경질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감독의 성적부진 등 내재된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양쪽을 다 경질하는 차원이었다"며 "경질은 (조 선수와 감독) 둘 다 결정했고, 통지는 뒤늦게 했지만 결정은 11월20일 같은 날 했다"고 답변했다.

프로배구리그 정규시즌 종료일과 조 선수의 선수계약 만료시점을 확인한 재판부는 일주일 안에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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