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정사실화
美 등 돈풀기 마무리 ‘긴축’ 전환
한은도 인상 압박 높아지는 상황
이달 금통위서 인상 가능성 높아
주담대·신용 대출금리 동반 요동
긴축으로의 전환이 시작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경우 금리를 계획보다 더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면서 각국 정부의 ‘돈풀기’가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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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14일 예정된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린 뒤, 더 빠르게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제는 초저금리 시대의 종언을 예측치 못하고 늘어난 가계빚과 코로나19의 재확산 등으로 어려워진 자영업자의 현금 흐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인플레이션과 실물경기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라는 통화정책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은 때가 됐다.
▶금리 인상 초읽기…속도 빨라진다=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일 통화안정증권 91일물 금리는 1.228%로 올랐다. 앞서 10일에는 하룻새 0.219%포인트 급등하며 일간 최대 급등세를 연출했다. 14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한꺼번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만기 3개월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한은이 최소 3개월 내 한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 기준금리는 1.25%로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가게 된다. 물가상황을 고려했을 때나, 3월 대통령 선거를 고려해 시점적으로도 이달 기준금리 인상은 확실시 되고 있다.
게다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인상을 재촉하는 요소다. 연준이 긴축 속도를 높이면 국내에선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빠르게 한국 시장 매도에 나서게 되면, 금융시장 리스크가 커지는 것은 수순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기 회복이 속도를 내고 있지 못하지만, 연준 긴축 속도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엔 국내 금융시장 충격이 더 확대될 수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금리 상승 압박에 따르게 오르는 대출금리…가계부담 커진다=금리가 오르면 초저금리 상황에서 늘어난 가계빚은 고스란히 가계 부담으로 돌아온다. 대출금리는 당장 또 한번 상승이 예고됐다. 특히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말 연 2.2%대를 기록했던 금융채 5년물은 대선을 앞두고 거론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미 연준의 긴축 우려로 인해 지난 6일 2.54%까지 급등했다. 12일 기준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76~5.56% 수준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상·하단이 각각 0.58%포인트, 0.16%포인트 올랐다.
다가오는 1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잠시 상승세를 멈춘 변동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 동반 상승도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변동형 주담대 기준이 되는 코픽스를 움직이고, 단기 채권금리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중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 비중은 82.3%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1월(85.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고 높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계 이자 부담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전년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09조529억원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지난해 9월 기준금리가 0.25% 오를 시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규모가 2020년 말 대비 2조9000억원, 0.5%포인트 금리가 오를 시 5조8000억원 가량 늘어난다고 추산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는 금리 상승의 충격을 고스란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887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자영업자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3억5000만원으로 비 자영업자(9000만원)과 비교하면 네 배 수준이다. 성연진·박자연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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