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저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보좌역의 쓴소리가 담긴 보고서를 처음으로 받아본 뒤 남긴 반응이다. 그는 당 선대본부 관계자들에게 “청년 보고서가 지속적으로 보고될 수 있도록 하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선대본부 산하 청년본부는 윤 후보의 일정 및 메시지, 공약 등 모든 활동에 대한 청년보좌역의 반응을 정리해 매일 윤 후보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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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공 자제" "이대남 함몰 안 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동작구 이마트 이수점에서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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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선대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윤 후보에게 처음으로 전달된 A4용지 2장 분량의 보고서엔 최근 윤 후보 행보와 관련한 청년보좌역의 의견이 가감 없이 담겼다. 한 보좌역은 “후보가 20ㆍ30세대에 치우치지 말고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행보를 해 달라”는 의견을 냈다고 한다. 최근 20ㆍ30세대 이슈에 집중하는 윤 후보의 행보를 되레 당내 청년 인사들이 우려하고 나선 셈이다.
앞서 윤 후보는 선대본부 쇄신 및 이준석 당 대표와의 갈등을 봉합한 뒤 잇따른 청년 위주의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란 메시지를 남긴 데 이어 7일엔 ‘여성가족부 폐지’를 약속했다. 젊은 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슈를, 그들에게 익숙한 단문 메시지 형태로 전달한 것이다. 또 다른 청년 보좌역은 “후보가 젠더 이슈, ‘이대남(20대 남성)’에 함몰되지 않고 경제 문제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
보고서엔 “당내 인사들이 ‘멸공 논란’을 부추기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담겼다고 한다. 멸공(滅共)은 ‘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이다. ‘#멸공!’이란 해시태그를 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이 삭제하면서 촉발된 멸공 논란은, 윤 후보가 신세계그룹 계열인 이마트에서 장을 보며 ‘멸치’와 ‘콩’을 담는 사진이 보도되며 확산됐다.
이어 국민의힘 인사들이 잇따라 SNS를 통해 ‘멸공챌린지’ 나섰는데, 이를 두고 당내 청년 인사들이 지나친 정치 쟁점화에 제동을 건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준석 대표도 10일 “윤 후보가 ‘멸치와 콩을 자주 먹는다’며 가볍고 위트 있게 대응했는데…”라며 “(당내 인사들이) 이를 ‘챌린지’로 이어나가는 게 과하다”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변화와 쇄신’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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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엔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인상하자”는 윤 후보의 공약과 “수능 초고난도 문항 없앤다”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약 등에 대한 청년층의 긍정 및 부정 반응도 담겼다고 한다.
청년 목소리를 중시하는 윤 후보의 최근 행보를 두고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윤 후보 측이 최근의 지지율 하락 주요 원인으로 20ㆍ30세대의 이탈을 원인으로 꼽은 것”이라며 “청년 시각의 적극 반영을 통해 지지율 반등 계기로 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기정기자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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