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다람쥐와 돌부처 할아버지·나는 다빈치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연이와 버들도령 = 백희나 지음.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은 백희나 작가의 신작. '나는 개다'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옛이야기 그림책이다.
'연이와 버들도령'은 엄동설한에 나물을 구해 오라며 계모에게 쫓겨난 의붓딸 연이가 신비한 동굴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만난 초인적인 도령의 도움으로 시련을 극복하고 행복을 쟁취한다는 계모 설화.
작가는 등장인물의 관계 설정 등 옛이야기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계모를 마치 기성세대에 빗대듯 '나이 든 여인'으로 지칭해 이들 관계에 대한 해석의 범위를 넓혔다.
또 연이와 버들도령이 성별과 차림새만 다를 뿐 동일 인물처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작가는 버들도령이 연이의 아니무스(여성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남성성)로, 미성숙하고 수동적인 자아가 내면의 동굴에서 버들 도령을 만나 통제와 억압을 넘어서며 주체적인 자아로 거듭난다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시각적인 기법 면에서도 지금껏 작가가 선보인 다양한 작업 방식을 집대성했다. 연이와 버들도령, 나이 든 여인은 '팥죽 할머니와 호랑이'에서 선보인 닥종이 인형으로 제작했다.
연이가 사는 마을 주변 풍경은 '장수탕 선녀님'과 마찬가지로 실제 풍경을 찍어 인형과 실사를 혼합했다. '꿈에서 맛본 똥파리'에서 선보인 중국의 그림자극 같은 기법도 두루 만날 수 있다.
책읽는곰. 88쪽. 1만8천 원.
▲ 가끔 나는… = 세라 메이콕 글·그림. 서남희 옮김.
'가끔 나는 우람한 곰처럼 엄청 커다란 것 같아/ 하지만 누군가는 나보다 클 테고 그럴 때면 나는 작아지기도 해.'
'가끔 나는 포효하는 사자처럼 엄청 용감한 것 같아/ 하지만 콰르릉 천둥 번개가 칠 때면 무섭기도 해/ 그래도 그건 분명히 지나갈 테고 나의 두려움도 사라질 거라는 걸 알아.'
곰, 종달새, 황소, 사자, 여우 등 동물의 본성에 연관 지어 용기, 행복, 자신감, 두려움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살펴본 그림책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겪는 다양한 감정을 들여다보면, 차마 드러내기 어려웠던 양면적인 감정도 우리가 느끼는 일련의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아이들에게 사회성의 중요한 요소인,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단 몇 번의 붓질로 동물의 움직임을 생동감 넘치게 묘사한 그림도 인상적이다.
해와나무. 48쪽. 1만3천 원.
▲ 꼬마 다람쥐와 돌부처 할아버지 = 정하섭 글. 양정아 그림.
처음 집 밖에 나온 꼬마 다람쥐와 세월에 여기저기 마모된 돌부처는 천년의 나이 차를 넘어 친구가 된다.
다람쥐는 돌부처의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가 더 멀리 보며 멋진 것들을 발견하고, 돌부처의 귀가 되어 주고 코가 되어 준다. 전혀 다른 존재여도 서로에게 뭔가를 채워주며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걸 일깨워 준다.
동화책에는 이 이야기를 포함해 네 편이 실렸다.
'가막산의 바우'는 가막산의 여러 친구와 친숙한 관계를 맺은 주인공 아미가 이사를 하면서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과일맛의 비밀'은 좋은 것을 독점하려는 인간의 탐욕이 재앙을 부르고, 이를 회복하는 것이 삶을 건강하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낮잠'에선 평범한 일상의 순간에 깃든 행복을 재발견하게 해준다.
우주나무. 84쪽. 1만1천 원.
▲ 나는 다빈치야! = 브래드 멜처 글. 크리스토퍼 엘리오풀로스 그림. 마술연필 옮김.
르네상스가 꽃피던 15세기 이탈리아의 한 작은 도시에서 태어난 다빈치는 호기심이 많았다. 무엇이든 주의 깊게 관찰하고 꼼꼼히 기록했다. 새의 날개를 탐구하던 호기심과 열망은 헬리콥터와 비행기계의 초기 디자인과 스케치로 이어졌고 500년이 흐르는 동안 그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현실화하는 놀라운 결과를 낳았다. 다빈치는 "더 많은 질문을 할수록, 더 많은 답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믿었다.
예술가이자 건축가, 엔지니어, 음악가, 과학자, 발명가로서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인물인 다빈치의 생애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게 들려준다.
보물창고. 48쪽. 1만2천800원.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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