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신화·깨어있음·도표로 읽는 천수경 입문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 좋은 건 다 네 앞에 있어 = 성전 지음.
불교계 대표 문장가로 꼽히는 성전스님의 에세이다. 살아가면서 바로 앞에 있는 좋은 것들을 보지 못해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혜안을 선사한다.
스님은 에세이에서 세상은 당신이 보는 대로 보이지만, 당신은 왜 그것을 보지 못하는지 묻는다. 매일 반복되는 보통의 일상이라고 여기고, 내 앞에 있는 것을 사랑하지 않고, 좋은 것은 밖에 있고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이 다시는 오지 않을 어느 날을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모든 것이 설레고 소중한, 눈빛 하나 말 한마디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된다며 '사랑하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 이제는 싫고 미운 사람이 아니라, 착하고 좋고 연민 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마음에 평온을 선물한다.
마음의숲. 260쪽. 1만5천 원.
▲ 나무신화 = 도리스 라우데르트 지음. 이선 옮김.
독일의 여성 식물학자이자 생태운동가 도리스 라우데르트(1942∼2012)가 쓴 35가지 나무 이야기다. 대개 나무를 주제로 한 책과 달리 자연과학이나 인문학의 특정 분야에 치우치지 않고서 식물학, 역사, 민속, 문화인류학 등을 망라해 다채롭게 소개했다. 책 곳곳에서는 내용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그림과 판화를 접할 수 있다.
본격적인 나무 이야기에 앞서 '숲의 문화사', '신화 속의 나무'라는 두 편의 개론을 통해 숲과 나무의 역사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이 책은 1999년 첫 출간 이래 총 7쇄를 발간할 정도로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금도 나무 관련 전설이나 신화, 역사를 이야기할 때 독일어권에서 대표적인 저술로 자주 언급되는 책이다.
옮긴이는 식물생태학자인 이선 한국전통문화대학 전통조경학과 교수다. 번역부터 출간까지 10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800개 이상의 주석을 새로 달고, 원문의 흐름에 최대한 가깝게 번역했다.
아울러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 도판을 새롭게 보태고, 원서에는 없는 해설 지도를 추가해 본문에 등장하는 지명과 지역을 지도상에 표기했다. 이는 국내 번역서 편집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된다.
수류산방. 708쪽. 3만8천 원.
▲ 깨어있음 = 브라이언 피어스 지음. 박문성 옮김.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영적 생각과 지혜를 하나로 묶는 데 관심을 보여 온 브라이언 피어스 신부의 책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영감을 줬던 14세기 독일의 영성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신부와 현대를 사는 틱낫한 스님을 불러 대화를 시도한다. 이웃 종교 간 대화다. 그는 불교의 마음챙김 수행이 그리스도교의 영성수련과 만날 때 얻었던 기쁜 경험을 전하며, 종교 간 대화가 자신을 보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었다고 돌아본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불교의 형제자매들과 그리스도교 영성 유산인 사랑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도 책을 통해 전한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 간 대회위원회 총무인 박문성 신부가 우리말로 옮겼다. 그는 동국대 대학원에서 불교철학을 공부한 바 있다.
불광출판사. 464쪽. 2만2천 원.
▲ 도표로 읽는 천수경 입문 = 글 목경찬. 그림 배종훈.
도표로 불교의 핵심교리와 경전을 소개해 온 '도표로 읽는'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천수경에는 불교의 대표 신앙인 관음신앙이 담겨 있다. 대부분 사찰 의식에서 독송하고, 신행생활의 길잡이로서 불자들의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지만, 경전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이는 많지 않다. 목경찬 씨는 천수경이 담고 있는 의미를 하나하나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뜻을 자세히 풀었다. 배종훈 작가가 카툰과 도표를 더해 독자들이 천수경의 핵심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민족사. 224쪽. 1만5천 원.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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