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인터뷰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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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12년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제시했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윤석열의 공정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걸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하면 공정이 대표적 브랜드인데, 공정이 제일 안 지켜지는 분야가 바로 경제”라며 “양극화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받은 이들의 ‘경제 불공정’ 문제를 시정하는 걸 대선 타이틀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선대위 직책을 사퇴한 뒤 윤 후보 측에 날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김 위원장은 “당의 최고 책임자인 이 대표가 참을성이 있었다면 선대위직 사퇴 등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는 윤 후보뿐 아니라 이 대표의 정치적 생명도 달려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는 “윤 후보에게 강력하게 권했다”며 “김씨가 마치 숨어있는 사람처럼 국민에게 인식됐고, 말이 부풀려져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는데, 진솔한 사과로 리스크가 상당히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 후보의 잇따른 말실수 논란에 대해선 “윤 후보의 말에 영향을 미치는 소위 주변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지금부터 내가 달라질 것”이라며 “메시지 통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정권 교체를 위해 자신이 방해가 되는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실상 후보직 사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과 향후 정치 행보 가능성에 대해선 “윤 후보에게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있다는 것과 그가 선거 영향력이 있냐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최근 국민의힘은 잇따른 내부 악재로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 대표와 윤 후보가 시시각각 충돌하고 있고, 김건희씨가 허위 경력 논란으로 26일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도 하락세다. 이런 상황에서 ‘여의도 차르(제정 러시아 시대의 황제)’라고 불리는 김 위원장이 위기 상황을 수습하겠다며 칼자루를 쥐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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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윤석열 하면 공정이 대표 브랜드 아닌가. ‘윤석열의 공정 경제’ 딱 이렇게 만들어보려고 한다.
Q : 어떤 개념인지 더 설명해달라.
A : 우리 사회에서 공정이 제일 안 지켜지는 곳이 바로 경제 분야다. 경제 양극화가 심각하고,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황폐화된 자영업자의 수만 약 700만명, 그 가족까지 합치면 2000만명에 달한다. 이들 모두가 결국 ‘경제 불공정’을 외치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 상황을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리는 ‘공정 경제 방안’을 만들어야만 대선을 이길 수 있다.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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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 대해서는 “필요하다면 하루에 두번, 세번이라도 통화하는 사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몇몇 과거 행보를 거론해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선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Q : 윤 후보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나
A : 윤 후보가 이야기했던 ‘충청 대망론’이니 ‘강릉의 외손’이니 하는 말은 다 옛날 정치인들이 써먹었던 레파토리다. 우리나라 20~40대 유권자는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국제 감각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국민 의식 수준이 완전 높아졌는데 옛날 선거 운동을 하니 잘 안됐던 것이다. 이제부터 그런 것을 개선하겠다.
A :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던 말 실수가 나온 것이다. 윤 후보는 26년간 몸을 담은 검찰의 기질이 몸에 박혀 있는 채로 정치를 시작한 사람이다. 그래서 말을 할 때 정치적 실효를 얻을 수 있을지를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정치적 효과가 있는 메시지가 나가도록 선대위가 도와줘야 한다.
Q :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다
A : 컨벤션 효과는 다 사라진 것 같다. 금년 말엔 또 한번의 변곡점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4~5%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 이 후보의 지지율이 막 올라가서 격차가 벌어지면 골치가 아프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생긴 문제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위드 코로나 긴급 점검 전문가에게 듣는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 "토론회에 참석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이준석 당대표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임현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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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최근 이 대표가 윤 후보 측에 날선 공방을 쏟아내는 데 대해서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당 전반을 겨냥해 적극적인 메시지 통제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Q : 선대위 직에서 물러난 이 대표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데
A : 이 대표가 즉흥적인 반응을 보이지 말고, 당의 최고 책임자로서 조금 더 참을성이 있었다면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리더는 이것저것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Q : 이 대표가 ‘윤 후보가 제언을 평론 취급한다’고 반박했다
A : 개인적 충고는 몰라도 대중에게 ‘내 목소리다’라고 알리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후보와 계속 딴소리가 나온다는 것 자체를 국민들은 쉽게 납득을 못 한다. 이제부터는 여러 당내 메시지를 적극 통제하는 등 달라질 것이다.
Q : 이 대표가 향후 윤 후보와 잘 화합할까
A : 이번 대선은 이 대표의 정치 생명과도 연관돼 있다. 대선을 반드시 이겨야만 이 대표의 정치적 미래도 보장된다. 내년 대선이 잘못되면 당에 부정적 낙인이 찍혀 지방선거나 총선도 희망이 없다. 이 대표가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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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간에서 윤 후보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게 부인 김건희씨 논란이다. 김씨의 26일 사과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씨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짓길 바라는 김 위원장의 설득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Q : 김건희씨 사과, 어떻게 봤나
A :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사과를 했으니 선거를 챙기고 있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환영할만한 일이다.
Q : 사과가 감성적이었다는 평도 있는데
A : 감성적인 사과와 비감성적인 사과라는 게 따로 있나. 말하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다.
Q :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패러디 영상도 화제더라
A : 직접 보진 못했지만 젊은 사람들이 하는 일은 그 자체로 봐줘야 하고, 그것을 일일이 탓하거나 문제 삼아선 안 된다.
Q : 이번 사과에 김 위원장이 역할을 했나
A : 김씨와 개인적으로 소통해본 적은 없다. 다만 윤 후보에게 ‘사과를 한 번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를 했다.
Q : ‘조국 사태’와 비교하기도 하는데
A : 김씨가 경력을 부풀린 것은 맞지만 그것으로 엄청난 혜택을 본 것은 없지 않냐는 게 내 생각이다.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3월 26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 천자봉함·노적봉함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참석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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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 후보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자 안 후보의 지지율이 소폭 반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등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재미없는 이야기”라고 웃어보였다. 김 위원장과 안 후보의 오랜 악연은 정치권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Q : ‘빅2’의 하락세 속에 안 후보 지지율이 올랐다
A : 안 후보는 정권 교체를 위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한 사람 아닌가. 정권 교체를 위해 본인이 방해가 되는지 아닌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Q : 안 후보와 단일화론에 대해
A : 그건 안 후보가 앞으로 향후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Q : 안 후보와 만날 의사가 있나
A : 굳이 만나야 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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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비교적 상세하게 입장을 밝혔다.
Q : 박 전 대통령 사면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까
A : 윤 후보에게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사면을 받은 박 전 대통령이 은혜를 입었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 사람들(현 정권)에 의해 탄핵을 받은 처지이기도 하다. 국민 대다수의 생각이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인데, 거기에 역행하는 일을 박 전 대통령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 :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대해
A :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론이 있다는 것과, 그가 선거에 영향력이 있냐는 것은 별개의 사안이다. 박 전 대통령이 합리적 판단을 하리라고 믿는다. 윤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진 않을 것이다.
→대선2022 특집페이지 joongang.co.kr/election2022
손국희ㆍ성지원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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