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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과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주춤한 것은 대출 규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집값 상승세가 꺾였거나 하락세로 돌아선 지역은 대부분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으로 젊은 수요층의 ‘영끌’ 매수가 몰렸던 곳이다. 하지만 최근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외곽·수도권 수요층의 구매력이 크게 떨어졌다. 애초에 대출 불가능한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이 몰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추가 대출 규제 타격을 거의 받지 않은 서울 강남권과는 대조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10월 말부터 시작된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 이후 주택 거래가 사실상 실종됐다”며 “매물이 쌓이면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는, 전형적인 약세 전환 시장이 형성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윤 연구원은 “최근 가격이 하락한 지역은 단기간에 상승폭이 비정상적으로 컸던 곳들이다. 누적된 급등 피로감에 수요자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가격 조정 속도도 다른 지역보다 빠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시장 분위기에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까지 겹치면서 매수 심리는 더욱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2로 전주(99.3)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가 100 아래로 떨어지면 ‘집을 팔겠다고 내놓은 집주인이 사겠다는 주택 수요자보다 많아졌다’는 뜻이다. 또 12월 8일 기준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68.6으로 전주(74)보다 하락했다. 7주 연속 내림세다. 같은 기간 강남권 지수는 74.9였지만, 강북은 그보다 13.5포인트 낮은 61.4에 불과했다. 기준점인 100을 밑도는 경우 매수자의 관심이 줄고 팔 사람(매도자) 비율이 계속 높아진다는 의미다.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역시 하락세다. 실거래가지수는 지자체에 신고된 모든 아파트 실거래 가격을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해 산정한다. 실제 신고된 거래 사례만 집계하기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통계로 평가받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 상승률은 0.42%로 조사됐다. 지난 7월(2.01%), 8월(1.83%), 9월(1.49%)에 이어 4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특히 지난 9월에 비해 10월 상승폭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며 오름세가 확연히 둔화된 모습이다. 11월 실거래가지수 변동률(잠정치)은 아예 마이너스(-0.91%)로 돌아섰다. 아직 11월 거래 중 절반가량만 신고된 상황에서 집계한 잠정치기는 하지만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11월 확정치가 마이너스 전환하면 지난해 4월(-0.86%)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김경민 기자, 정다운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9호 (2021.12.22~2021.12.2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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