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통합 합의문'에 서명한 뒤 합의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우상호 협상단장, 송 대표, 최 대표, 열린민주당 정봉주, 김의겸 협상단장.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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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26일 당 대 당 합당에 최종합의했다. 당명은 그대로 ‘더불어민주당’으로 하기로 했다. 합당절차는 다음달 중순쯤 마무리될 예정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비례 국회의원 등 열린공천제, 국회의원 3선 초과제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등 정치개혁 의제를 함께 추진한다는 내용도 포함된 합당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를 위해 각 당에서 5명씩 참여하는 정치개혁특위를 새로 구성키로 했다.
이외에도 양당은 합당 후 열린민주당이 주장해 온 검찰 수사권 폐지, 포털의 뉴스 편집·배열 금지, 공무원·교사의 정치 기본권 보장, 부동산 감독기구 설치 등을 위한 입법도 추진키로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측 협상대표인 우상호 의원은 “당명은 민주당으로 하되, 정치·사회 의제는 열린민주당이 요구하는 것을 거의 100% 다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며 “열린민주당은 정치개혁 의제의 실현이 가장 큰 과제라는 말을 협상 내내 일관되게 말했고, 그에 대해 당내에서 격론이 있었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최고위에서 논의가 됐다”고 전했다.
열린민주당 측 협상대표인 김의겸 의원도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재명 후보로 결정된 상황이고 통합 후에도 열린민주당 출신들의 독자적, 정파적인 활동을 보장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당명에 대해선 대승적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서울시티클럽에서 열린 '열린민주당 당원 토크 콘서트'에서 함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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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민주당은 오는 29~30일 전 당원 투표를 실시한 뒤 최고위원회에서 그 결과를 추인해 통합을 의결할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원 토론에 이어 전 당원투표를 한 뒤, 중앙위원회와 최고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측 협상대표인 우상호 의원은 “일정상 (합당 절차를) 연내 마무리하기는 어렵고, 1월 둘째주 이전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은 지난해 3월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을 자처하며 탄생했다. 그러나 당시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이라는 비례위성정당을 독자 창당하면서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됐다. 총선 당시 민주당은 열린민주당을 향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이해찬 전 대표)며 거리를 두기도 했지만 공수처법 처리 등 입법독주 국면에선 열린민주당과 손잡고 안건조정위원회 등 견제 절차를 무력화했다. 이후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 체제 탄생 및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조국의 강’을 건너기 위한 노력해 왔지만 열린민주당은 시종일관 친문재인·친조국 노선을 고집해 왔다.
합당론은 지난 4·7 재·보선을 앞두고도 잠시 고개를 들었으나, 강성 지지층 중심의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이 중도 확장에 걸림돌이 되는 등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지연돼 왔다. 그러다 지난 10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내년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개혁 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10월31일 연합뉴스 인터뷰)며 여권 대통합론을 띄우면서 합당 움직임은 급물살을 탔다.
통합효과에 대한 민주당 내 시선은 기대반 우려반이다. 우상호 의원은 “현재 열린민주당 지지율이 2~4%를 왔다 갔다 한다. 단순하게 보더라도 민주당 지지율이 2~3%포인트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호남권의 한 초선의원은 “‘조국 수호’ 등 중도층이 거부감을 갖는 노선을 고수하는 열린민주당과의 합당이 얼마나 득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양당의 화학적 결합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열린민주당 측은 협상에서 당내 독자적인 정파 활동 허용을 조건으로 걸었고 이 후보에 대한 선거캠페인도 ‘열린캠프’라는 이름으로 따로 한다는 계획이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 “각자 도드라지게 다른 자기 주장을 해 온 열린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후보의 기조와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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