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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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계 인사에선 '젊은 피'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30대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의 리더십이 도마에 오르는 등 전혀 다른 분위기다.
이 대표가 뽑힐 당시만 하더라도 '신선한 바람'이 기대됐지만 대선이라는 최대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하는 등 '30대 당대표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조수진 최고위원과 신경전을 벌였던 이 대표는 결국 지난 21일 상임선거대책위원장직과 홍보·미디어 총괄본부장 등 중앙선대위의 모든 직책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재계는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혁신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정치권에서는 젊은 세대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재계에서는 SK그룹의 정기인사에서는 역대 최연소인 1975년생 사장이 배출됐다. LG그룹은 올해 임원 승진자 중 62%를 40대 이하로 구성했으며 삼성전자도 40대 부사장과 30대 상무가 각각 8명, 4명을 배출하며 눈길을 모았다.
이와관련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한 언론에 출연해 "조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보다 나이가 많은 내가 더 신경 썼어야 됐다'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정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는 자기가 위일지 모르지만 당의 직책과 당원들이 뽑아준 질서는 이준석 대표가 우선 아니닌가, 책임도 더 크고 역할도 더 크다"며 "그런데 나이가 많고 적음으로 바라본다? 에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그렇게 헛발질을 해 주면 강 건너 불 구경이어서 너무 고맙지만 우리 사회의 이상한 연공서열, 연장자 우선주의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가지고서 당원들이 부여한 권리를 침해했다"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당원들과 국민들이 부여한 그 책임을 얕잡아 봤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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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선대위 구성 국면에서 이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측은 '당대표 패싱' 논란에 휩싸여 이 대표는 결국 잠행에 돌입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대 당대표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같은 30대 정치인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준석 대표에게 '당대표' 대접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선후보 측 인사에게 이 대표가 당대표와 홍보본부장을 함께 맡은 상황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다"며 "그러자 해당 인사는 '우리가 홍보비를 이 대표에게 떼어준 것'이라고 반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권의 핵심은 예산과 인사인데, 당대표가 예산 쓰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그걸 떼어줬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 다른 윤 후보 측 인사에게 '윤 후보와 이 대표를 화해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해당 인사는 '이준석 저러다 팽당한다'고 답하더라"고 했다. 그는 "실무선에서조차 당대표가 배제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당대표에 대한 인식과 대우, 분위기가 저렇구나. 놀라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지난 2일 윤 후보를 향해 "당대표는 대선후보의 부하가 아니다"고 저격한 바 있다. 그는 "저에게 상의를 요청하거나 의견을 물어본 바가 없다. 결정 사항을 들고 설득하려는 시도만 있었던 것 같다"며 "이수정 교수 영입처럼 결론을 정한 상황에서 통보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와관련 이 대표는 지난 23일 한 언론에 출연해 "30대 장관을 만들겠다는데 윤핵관은 30대 당 대표를 물어뜯어서 이 상황을 만들었으면 이게 메시지가 같이 가겠느냐"고 비판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이 개설한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한 네티즌이 "김재원 최고위원이나 조 최고위원이나 끊임없이 잡음이 나고 있다. 이건 젊은 이 대표를 무시하는 거냐"는 질문에 "당 대표를 깔보니까"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 의원은 지난달 26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선출된 당대표는 당의 제일 어른"이라고 "당대표를 패싱하고 당대표를 깔보는 정당은 이익집단에 불과하지,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최현주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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