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9일 첫째 아들 이동호씨의 도박 의혹에 대해 다시 사과했다. 지난 16일 첫 언론보도가 나온 이후 네번째 사과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효창공원에서 열린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는 자식을 둔 죄인이니깐 필요한 검증은 충분히 하시고, 문제가 있는 점에 대해선 상응하는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부인 김혜경씨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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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씨가 부인하는 성매매 의혹까지 인정하진 않았지만 사실관계를 자체 확인한 도박과 관련해선 무한 책임 기조를 확고히 한 것이다.“무리한 방어는 이슈를 장기화할 뿐”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건건이 방어하려 애쓰는 모습과는 달리 가자는 의견도 반영된 태도”라는 게 선대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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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무한 책임”…선대위서도 ‘공작설 자제령’
전날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이 민주당 의원단 전원에게 내린 ‘공작설 자제령’도 이 후보와의 교감을 거친 표현이라고 한다. 박 단장은 “열린공감TV에서 우리 후보의 아들 문제에 모 언론이 개입해 공작했다는 주장을 폈다”며 “공작설은 우리 선대위 관계자나 우리 당 의원들이 직접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은 진정성 대 억지성 프레임이 효과적인 구도”라는 이유도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아들이 불법 도박을 했다는 의혹 보도와 관련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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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단장의 메세지는 최근 친여(親與) 유튜버에 부화뇌동해 이 후보의 아들을 무리하게 감싸려는 태도에 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선대위 온라인소통단장인 김남국 의원은 지난 17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열린공감TV에 의혹 제보를 한) 택시기사가 강남에서 손님을 한 명 태웠는데 그 손님이 윤 후보 캠프의 사람이었다”며 “(그 손님이) ‘사과를 오늘하고 아들 문제를 터뜨려서 이 사건(김건희씨 의혹)을 충분히 덮고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다’는 전화통화를 했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선대위 고위 관계자는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자는 게 후보의 의중인데, 일부에서 공작설을 퍼뜨리거나 무리하게 비호하면 그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후보 역시 이 문제에 많은 걱정을 안고 있던 찰나, 박 단장이 총대를 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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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은 대리ㆍ억지ㆍ회피 사과…‘개사과 시즌2’”
김건희씨 관련 의혹에 대한 공세의 톤도 이날은 미세하게 달라졌다. 공세의 초점이 의혹 자체에서 의혹을 방어하는 태도로 이동했다. 이날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윤 후보의 사과를 두고 “대리 사과, 해명 없는 억지 사과, 질문 안 받는 회피 사과”라며 “나아가 ‘사과했으니 더 묻지 말라’는 오만불손한 태도는 ‘개사과 시즌2’”라는 논평을 냈다.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도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말도 안되는 논리로 김건희씨 엄호에 정신이 없고, 선대위 관계자 누구도 윤 후보에게 제대로 된 충고를 하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며 “한마디로 윤 후보 부부의 눈치만 보는 선대위이며 민심의 바다를 못 건너는 난파선”이라고 했다.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국가 운명을 책임지는 사람을 국민이 검증하는 것이라 가족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라도 무한 검증이 불가피하다” “형사처벌 사유가 된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고 당연히 책임질 것”이라고 정면 대응해 온 이 후보와의 차이를 부각시키려는 시도라는 게 공보라인의 설명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을 마친 뒤 배우자인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논란 관련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과거 제가 가졌던 일관된 원칙과 잣대는 저와 제 가족, 제 주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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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수 욕설’ 확전엔 경계…“녹음 파일 틀면 무조건 위법”
이날 선대위는 이 후보의 오래된 리스크인 ‘형수 욕설’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방어선 구축에도 나섰다. 서영교 선대위 총괄 상황실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후보 녹음 파일을 비방목적으로 유포하는 행위가 진행되고 있다”며 “비방 목적으로 녹음 파일을 유포할 경우 무조건 법적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녹음 파일의 원본을 유포하는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내놓은 유권 해석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선거 기간에는 원본 파일이든 편집본이든 유통행위에는 ‘낙선ㆍ비방 목적’이 담겨 있다고 보고 사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형수 욕설은 이미 경위에 대한 해명과 사과가 마무리된 문제지만 음성 파일이 재확산돼 최근 불거진 가족 리스크와 맞물리면 좋을 게 없다”며 “선관위의 유권해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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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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