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15대 종정에 통도사 방장 성파 스님 추대
조계종 15대 종정으로 추대된 성파 스님이 지난 5월 통도사 서운암 앞 공터를 가득 채운 장독대 사이에 선 모습. 성파 스님은 1980년대부터 버려진 장독을 수집해 간장 된장을 담갔다. /김동환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의 최고 어른인 제15대 종정(宗正)에 통도사 방장 성파(性坡·82) 스님이 추대됐다. 조계종은 13일 오후 서울 조계사 경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종정 추대회의를 갖고 성파 스님을 종정으로 추대했다. 종정은 ‘조계종의 신성을 상징하고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 권위와 지위를 가지는’ 자리다. 새 종정의 임기는 내년 3월부터 5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성파 스님은 1960년 통도사에서 월하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1980년대 조계종 총무원 사회·교무부장과 통도사 주지를 지냈다. 통도사 내 암자인 서운암(瑞雲庵)에 머물며 이곳을 중심으로 된장·간장을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보급했으며 옻칠, 도자기, 한지(韓紙) 등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보존·발전시켜왔다. 8만 대장경을 도자기판으로 굽기도 했으며 길이 100미터 짜리 한지를 제작하기도 했다. 본인의 작품전도 여러 차례 열었다. 성파 스님은 수행하는 스님이 예술 분야까지 영역을 넓힌 데 대해 “과거 전통 사찰은 건축, 미술, 공예의 산실이었다”며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사찰이 앞장서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어 ‘불보(佛寶)사찰’로 불리는 영축총림 통도사의 가장 큰 어른인 방장을 맡아오다 이날 종정에 추대됐다.
성파 스님은 이날 추대 직후 조계사 대웅전을 찾아 부처님께 종정 추대 사실을 알리는 고불 의식을 가졌다. 부처님께 향과 차, 꽃을 올린 성파 스님은 “우주에 해가 두 개 일 수 없다”며 “아직 현 종정(진제) 스님이 계시니 제가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소감을 말씀드리면, 항상 부처님 가르침을 염두에 두고 말이 아닌 말과 행동을 같이하는 수행정신으로 소임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성파 스님은 또 “시기가 시기인만큼 어려운 이때에 항상 동체대비 사상과 호국불교 사상을 유지해야 겠다”며 “많은 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빈다”고 말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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