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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다시 뷔페 먹으러 간다… 매장들 기지개, 주말 매출 30~40% ‘쑥’ 호텔은 연말까지 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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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뷔페를 먹으려 주중에 호텔을 포함해 뷔페 몇 곳에 전화를 해봤는데 아예 받지 않거나 대기 예약조차 어렵다고 거절당했다. 그냥 와서 기다리라는 말만 들었다.”

40대 직장인 김 모 씨의 말이다. 김 씨는 웨스틴조선호텔 아리아와 롯데호텔서울 라세느 등 고급 뷔페를 예약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점심 한 끼에 10만원이 넘는 고가이지만 오랜만에 하는 외식인 만큼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로 인해 연말까지 예약이 거의 다 찬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뷔페는 평일 저녁과 점심도 빠르게 예약이 차면서 12월 전체 예약률이 8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외식업종 중 하나인 뷔페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위드 코로나’를 맞아 가족 단위 외식에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주말에는 대기 없인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이며, 주중에도 예약 잡기가 까다로운 지경이다. 때를 놓치지 않으려 국내 뷔페 1위 업체인 애슐리와 자연별곡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폐점했던 매장을 새로 개점하고 나섰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손님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 매장을 업그레이드하며 고급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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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이츠, ‘애슐리·자연별곡’ 신규 매장 오픈

메뉴 개편하고 위생 강화


외식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뷔페 브랜드 애슐리와 한식 뷔페 브랜드 자연별곡을 운영하는 이랜드이츠는 12월 애슐리와 자연별곡 신규 매장을 연다. 애슐리는 마곡과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에 딜리버리 매장을 열 예정이며, 자연별곡은 지난달 중순 수원 NC점과 인천 논현점 등 2개 매장을 개점한 데 이어 11월 17일 고양시 일산에 7호점을 오픈했다.

이는 올 상반기까지 뷔페들이 줄줄이 폐점하며 매장 수를 줄여왔던 상황과 대조적이다. 지난해 8월 정부가 뷔페 등 고위험시설에 대해 영업 중단 조치까지 내리면서 대부분의 뷔페가 적자를 면치 못한 탓이다. 일례로 애슐리 역시 지난해 초 100개에 이르렀던 매장을 꾸준히 줄여 현재 66개만 남겨 놓은 상태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그동안 억눌려 있던 대형 뷔페에 대한 외식 수요가 폭발하면서 매장마다 손님들이 들끓고 있다. 실제로 애슐리는 10월 3·4주차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30% 이상 오르고, 매장 방문 고객 수는 40% 이상 성장했다.

이랜드이츠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운영이 어려울 때 정상화 시점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며 기존 애슐리를 애슐리퀸즈로 매장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리뉴얼에 투자하며 내실을 다졌다”면서 “이제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앞서 이랜드이츠는 위드 코로나를 맞아 뷔페를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기존 애슐리를 프리미엄 브랜드인 애슐리퀸즈로 바꾸고 대대적인 메뉴 개편을 진행했다. ‘BBQ&그릴’ ‘웨스턴’ ‘피자&파스타’ ‘올데이스시바’ ‘한식’ 등 애슐리퀸즈 전 카테고리에서 메뉴 개편을 진행했고, ‘아메리칸 차이니즈’ 카테고리를 새롭게 구성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아메리칸 차이니즈 코너는 최근 미식 트렌드를 반영하여 ‘사천식 바지락 볶음’ ‘중국식 볶음면’ ‘몽골리안 포크’ ‘중화풍 숙주볶음’ ‘오렌지 탕수육’ ‘차이니즈 에그드랍 수프’ 등 동서양의 맛을 조화롭게 배합한 미국식 퓨전 중국 요리들을 선보였다.

또한 애슐리는 위생 강화를 위한 ‘애슐리 더블 케어’ 캠페인에 돌입했다. 애슐리와 자연별곡을 포함해 이랜드이츠가 운영 중인 모든 뷔페 브랜드는 위드 코로나 전환과 더불어 고객 수요가 더 많아질 것에 대비해 전 매장의 위생과 청결 관리 기준을 한 단계 격상시키며 대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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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더해 현장에서 지금 바로 실시할 수 있는 위생 안전 관리 행동 지침을 추가키로 했다. 먼저 애슐리 전 직원이 함께하는 방역 활동을 한층 더 강화한다. 매장 방역을 매일 2회로 고정화하고, 고객 동선을 중심으로 수시 소독을 진행한다.

샐러드바 청결 및 메뉴 위생 점검 횟수를 늘리고, 샐러드바 집기를 더 자주 교체키로 했다. 이와 함께 직원의 건강과 위생을 위한 손 씻기와 개인 소독 등 기존 위생 지침을 더 강화하거나 신규 지침을 추가해 진행한다.

한식 뷔페 자연별곡도 손님이 늘어 매장을 확대한다. 특히 10월 새로 개점한 2개 매장의 매출이 기존 매장 대비 3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 ‘고급화·차별화’ 전략이 통했다는 게 이랜드이츠 측의 설명이다. 자연별곡은 새 매장에 고객조사를 바탕으로 보쌈·양념게장·연어장 등 메뉴를 추가했고, 육회, 돼지 양념구이, 생선구이 등을 통해 잘 차려진 프리미엄 한정식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신선한 육류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무제한 고기뷔페 시스템도 도입했다. 소고기와 장어, 불고기 등 다양한 육류를 개개인이 테이블에서 무제한으로 구워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새롭게 선보여 한식에 고기 뷔페까지 접목한 새로운 형태의 뷔페 매장이 탄생했다.

▶CJ푸드빌 빕스 고급화 전략

‘프리미엄 스테이크 다이닝’ 콘셉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뷔페 매장 빕스는 올해 말까지 특화 매장 비중을 전체 매장의 70%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13개인 특화 매장을 19개까지 늘린다는 얘기다. 전국 빕스 매장은 총 28개다.

빕스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요소를 강화한 ‘프리미어(Premier)’ ‘테이스트업 플러스(Taste up+)’ 등 특화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리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외식에서도 양극화 트렌드가 이어지며 가격과 상관없이 최고의 품질을 중시하는 하이엔드(High-end) 소비가 지속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1호점이자 프리미어 매장인 등촌점은 전국 빕스 매장 중 줄곧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스카이라운지 콘셉트의 목동41타워점 또한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점심시간에도 대기해야 할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상권, 고객 생활양식 등 빅데이터를 토대로 리뉴얼한 매장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성공적인 사업 모델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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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애슐리’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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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매장 고급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취향에 따라 방문할 수 있도록 콘셉트도 차별화했다. 빕스 프리미어는 ‘프리미엄 스테이크 다이닝’ 콘셉트를 적용해 고급 호텔을 연상시키는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테이스트업 플러스(VIPS Taste up+) 매장은 트렌디하고 캐주얼한 분위기가 눈에 띈다. 온 가족이 좀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게임룸과 편의시설을 곳곳에 비치했으며 각종 전문 설비를 기반으로 최적의 맛과 풍미를 내는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또 특화 매장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와인과 맥주, 각종 치즈와 타파스 등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샤퀴테리존이다. 샤퀴테리는 염장, 훈연, 건조 등 다양한 조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하몽, 프로슈토, 잠봉 등 육가공품을 뜻한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샤퀴테리와 함께 카망베르, 에멘탈, 그라나파다노, 보코치니 등 치즈가 마련돼 있으며 크래커, 빵과 과일의 상큼함을 응축해 담아낸 애플·베리 콩포트, 견과류 등을 타파스로도 즐길 수 있다.

메뉴는 건강을 중심으로 한 고급 식재료 활용에 힘쓰고 있다. 최근에는 전복, 장어, 오리 등 활력을 선사하는 재료를 활용한 신메뉴를 선보였으며 폭립, 연어를 이을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랍스터, 크랩 등을 검토 중이다. 딜리버리메뉴로 선보인 랍스터 파스타는 높은 고객 반응을 이끌어 내며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올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식재료를 기존의 스테이크, 샐러드바에 적용해 고객 만족도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로봇 서비스도 대폭 강화한다. 현재 일부 매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쌀국수 로봇, 서빙 로봇을 확대 도입하는 방안과 고객과 교감하는 AI 로봇 도입도 검토 중이다. 변희성 CJ푸드빌 외식본부 본부장은 “위드 코로나에 대비해 올 한 해 동안 매장 방문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특화 매장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현재 절반 정도인 특화 매장 비중을 70%까지 확대해 세분화된 고객 니즈에 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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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성수기에 맞춰 프로모션도 준비했다. 빕스는 행사 스테이크를 주문한 고객에게 ‘그릴드 치즈 랍스터’와 크랜베리 처트니 소스를 올린 ‘브리치즈구이’를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50도까지 달군 황금색 유기 접시(놋접시)에 스테이크를 올려 마지막 한 점까지 온도를 유지하며 최상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골든 프리미어 스테이크’ 주문 시 랍스터 한 마리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스모키 얌스톤 스테이크와 사이드 메뉴를 참나무 연기가 피어나는 우드박스로 덮어 훈연한 ‘스모크 우드박스 스테이크’ 주문 시에는 랍스터 반 마리를 증정한다.

▶고급 호텔 뷔페들은 이미 예약 꽉 차

포시즌스는 프로모션 선보여


주말 점심 기준 1인 가격이 10만원대에 이르는 고급 뷔페에 대한 수요 또한 급증했다. 이미 12월 서울 도심 주요 호텔 주말 뷔페 예약률은 90~100% 수준으로, 폭증하는 예약 문의로 전화 연결이 어려울 지경이다. 크리스마스(25일)를 비롯해 주말 예약은 2~3일 만에 모두 완료됐다.

매년 12월 계절(시즌) 특별메뉴를 제공하는 이들 호텔은 가격을 소폭 인상했지만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인원 제한 완화 영향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방역 기준에 따라 테이블 간 거리를 1~2m 띄워 코로나19 이전보다 좌석 수는 20~30%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좌석은 줄었는데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특히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회식이나 가족 모임 등 단체 예약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뷔페 ‘아리아’를 운영하는 웨스틴조선호텔 관계자는 “12월까지 주말 예약이 전부 다 찼고 주중도 빠르게 차고 있다”며 “연말이라 모임이 늘어난 데다 허용 인원도 늘어 단체 예약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롯데호텔 뷔페 ‘라세느’도 비슷한 실정이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예약이 늘었다”며 “라세느는 지난해 160석과 다르게 올해는 230석 정도를 가동할 계획인데 빠듯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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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푸드빌 ‘빕스’ 프리미어 목동41타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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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서울의 뷔페 ‘파크뷰’도 12월 예약이 거의 다 찼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주말부터 예약이 빠르게 찼다”며 “12월이 원래 성수기인 데다 10명까지 모임이 가능해지니까 가족모임 등을 이유로 예약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뷔페 프로모션을 내놓은 호텔도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호텔 내 레스토랑과 바에서 전통적인 페스티브 메뉴부터 시즌 한정 메뉴까지 다채롭게 구성된 페스티브 특별 메뉴를 선보이는 ‘페스티브(Festive)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특히 뷔페 레스토랑 ‘더 마켓 키친’은 해당 기간 동안 신선한 제철 해산물과 스테이크, 샐러드, 디저트 등으로 구성된 뷔페를 선보인다.

12월 24일부터 26일, 31일, 그리고 1월 1일은 불도장, 프라임 본 립아이 등이 트롤리에 올려져 고객의 테이블 옆에서 서비스되고, 진저브레드 쿠키, 크리스마스 스페셜 케이크 등이 디저트 섹션에 보강되는 등 페스티브 스페셜 뷔페로 운영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어려움을 겪은 뷔페업종의 경우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인원 및 시간 제한이 풀리면서 매출 회복 기대감이 높다”며 “업체별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통해 연말 대목잡기에 나선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효혜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5호 (2021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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