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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뉴욕증시 간 中디디추싱…시진핑 압박에 상장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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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최대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이 중국 정부의 압박에 결국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디디추싱의 상장폐지 결정으로 세계 자본시장에 '차이나 리스크'가 다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디디추싱은 3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뉴욕 증시 상장폐지 업무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며 "동시에 홍콩 상장 증시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별도로 발표한 영어 성명에선 "향후 적절한 시기에 이 문제와 관련한 주주 회의를 열겠다"며 "(상장폐지되는) 미국 주식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증권거래소에서 자유롭게 거래되는 주식으로 전환될 수 있게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디추싱은 지난 6월 30일 뉴욕 증시에 상장해 44억달러(약 5조2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국 증시 기업공개(IPO)였으나 결국 반년도 안 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디디추싱이 중국 공산당의 압박에 백기를 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디디추싱이 미 증시에 상장한 직후부터 애플리케이션 신규 다운로드 금지 등 규제를 쏟아내며 상장 철회를 압박해왔다. 베이징 소식통은 "디디추싱 사태는 중국 기업이 당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 상장을 택했을 경우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빅테크에 대한 중국 공산당 리스크가 최고 정점에 다다른 모습"이라고 말했다.

디디추싱 사태로 미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에게도 경고등이 켜졌다. 미·중 양국의 압박이 거세지면서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 주가가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디디추싱의 자진 상장폐지 결정으로 중국 기업 투자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점에서 매수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서울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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