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인재 영입 및 운영과 관련해 윤석열 대선 후보측과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 앞에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의 모습이 담긴 당 홍보물이 붙어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1월 30일 '금일 이후 모든 공식 일정은 취소됐다'고 알린 뒤 당무를 거부하고 부산으로 떠났다. 2021.12.1/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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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의도를 떠나 사흘째 연락을 끊은 채 비공식 지방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선거대책위(선대위) 공식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온 터라 주말이 사태 장기화를 결정짓는 분수령으로 꼽힌다.
윤석열 후보는 이 대표와 갈등을 가능한 신속하게 풀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종인 모시기' 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난제가 상당해 사태가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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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재선의원들 "당장 제주 갈 수 있는 의원 파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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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 대표는 제주도를 방문했다. 30일 부산, 1일 순천, 여수에 이어 제주까지 찾았다. 적어도 한동안은 서울로 복귀할 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다. 이 대표 측은 "당분간 상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제주행이 알려지자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즉시 제주로 내려갈 수 있는 사람들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장 제주로 향할 수 있는 의원들이 있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안 처리와 겹쳐 의원들이 국회를 떠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지지율이 역전되는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사태 장기화는 치명적이다.
국민의힘 내부는 들끓고 있다. 30일 이 대표의 연락 두절 이후 초선, 재선, 중진들은 각각 긴급 의원모임을 연쇄적으로 갖고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신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한 초선 의원은 "시간이 갈수록 배수진이 돼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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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해결 못하면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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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월요일인 6일은 선대위 출범이 잡혀있다. 대표 없는 선대위 출범식이 치러진다면 후폭풍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주말을 넘겨 버리는 경우 갈등 상황 자체도 길어지게 된다.
선대위 또 다른 관계자는 "주말 안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3일까지는 윤 후보가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고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 이 대표와 만나는 방식이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홍준표 의원의 등판이 최상의 시나리오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당의 큰 어른이자 이 대표와 함께 2030 세대 지지를 상징하는 홍 의원이 직접 나서 이 대표를 설득하는 그림이다. 홍 의원으로서는 정권교체를 위해 자신을 내려놓고 헌신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홍 의원은 '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당 대표를 패싱하고 당 대표를 깔보는 정당은 이익집단에 불과하지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하는 사람이 많은 조직일수록 그건 병든 조직이다.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선출된 당 대표가 당의 제일 어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선 승복 이후 일절 나서지 않고 있는 홍 의원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홍 의원과 가까운 당내 한 인사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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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가 이렇게 가벼워서야" vs "분란 만들어서라도 바로잡자는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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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안팎에서는 연일 비판이 계속된다. 화살은 윤 후보와 이 대표 모두를 향한다. 한 재선 의원은 "오직 3월 9일(대통령 선거 투표일)만 바라봐야 할 때인데 이게 무슨 짓이냐"고 했다. 영남권 한 의원은 "분란을 오히려 확산시킬까봐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다들 부글부글 난리가 났다. 대표가 이렇게 가볍게 행동해도 되는가"라고 말했다.
윤 후보의 선대위 구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선대위 구성에서 상징적인 참신한 인물도 없고 능력을 발휘할 꼭 필요한 인물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 대표 눈에는 윤 후보가 정치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고 보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윤 후보가 당선 안 되면 이 대표도 끝난다. 이 대표 입장에서는 권력 투쟁이 아니라 절박한 것"이라며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거면 일부러 분란을 만들어서라도 바로잡자는 의도로 읽힌다"고 말했다.
원팀으로 가는 길은 만만치 않다. 선대위 인적 구성은 물론 직무 조정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근본적으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 여부도 걸림돌이다.
야권 관계자는 "윤 후보가 김 위원장을 모셔오려고 결심하면 문제가 풀리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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