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연일 최다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1일 서울 은평구 서울시립서북병원에서 119 구급대원 및 의료진이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감염 방지용 카트에 실어 옮기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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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은 무슨 예약이에요. 매출 반짝 오르다가 또 안 나올 판인데."
1일 정오께 서울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의 한 중식집. 한창 손님이 많아야 할 점심 시간대였지만, 이날 이곳을 찾은 소비자는 단 3명뿐이었다. 그나마 배달 주문이 있어 버티고 있다는 40대 사장 A씨는 "지긋지긋한 코로나19가 언제 끝나려는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한 달 만인 이날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5000명대를 돌파하자 자영업자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특별방역대책에 영업제한 조치를 포함한 건 아니지만, 고강도 방역 조치가 이뤄지면 생계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총 5123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하루 전과 비교해도 2091명이 증가한 수준이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현 상황과 관련해 다소 견해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감염병 확산세를 잡는 길이 모두의 공존을 위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당장 오늘을 나기도 벅차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식집 사장 A씨는 "위드 코로나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대출 이자 갚을 정도도 못 벌었다"며 "가게만 나오면 힘이 빠진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회식 예약 전화는 작년부터 못 받아봤다"며 "올해도 결국 이렇게 끝나는가 싶다"라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작년부터 직원 3명을 내보냈다. 이젠 더 나갈 사람도 없다"며 "다 같이 이 악물고 한두 달 버텨내지 않으면 결국 다 파산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부연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과 연말 특수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이 다시 불안에 떨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오후 7시께 서울 시내 한 빌딩의 한산한 식당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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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인근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업주 B씨는 "이러고 다음주께 또 영업제한 한다고 발표할까 봐 무섭다"라며 "줬다가 뺏는 것도 아니고 생계가 걸린 일에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씨는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치료비 자부담도 얘기 나오지 않느냐"며 "그럴 거면 차라리 방역·치료·거리두기 모두 국민 각자에게 맡겨야지. 피해는 왜 우리(자영업자)만 2년째 독박이란 말이냐"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또 방역 기준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맥줏집을 운영하는 사장 C씨는 "뭐는 되고 뭐는 안 된다. 기준이 통일성이 없으니 사람들이 코로나19가 심각한 건지 체감을 못 하는 것"이라며 "식당·술집을 막을 거면 대중교통도 막고, 등교도 막아야 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방역 당국은 우선 일상회복 2단계 전환을 유보하고 식당·술집·카페 등의 미접종자 모임 인원을 축소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당초 이달 둘째 주부터 일상회복 2단계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4주간 특별방역 기간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최근에는 또 신규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우려까지 있는 상황이다.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총 45만2350명으로 집계됐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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