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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정전 기둥에 사용한 소나무와 전나무,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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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건축수리기술재단 '전통건축에 쓰이는 우리 목재' 발간

연합뉴스

경복궁 근정전 내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조선시대 으뜸 궁궐인 경복궁에서도 중심 건물이라고 할 수 있는 국보 '근정전'(勤政殿)은 겉에서 보면 2층이지만, 실제로는 단층이다.

건물을 지지할 높은 나무 기둥을 곳곳에 세웠는데, 흥미롭게도 기둥의 수종(樹種·나무 종류)이 하나가 아니라 소나무와 전나무 두 가지다. 모두 소나뭇과에 속하는 침엽수인 두 나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이 국립산림과학원,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과 함께 제작해 29일 공개한 자료집 '전통건축에 쓰이는 우리 목재'에는 소나무와 전나무 외에도 느티나무, 상수리나무 등 옛 건축물에 사용된 나무 20종이 상세히 소개됐다.

자료집에 따르면 조선을 대표하는 나무인 소나무는 당대 중요한 건축물을 짓는 데 사용됐다. 전나무는 조선 후기 경복궁을 중건하는 과정에서 소나무가 부족해지자 기둥과 대들보로 쓰였다.

소나무는 지금도 우리나라 전체 삼림의 21.9%를 차지하는 대표 수종이다. 35m 높이까지 자라고, 지름은 1.8m에 이른다.

자료집은 "소나무는 척박한 곳에서도 곧게 자라는데, 솔잎의 변함없는 푸른빛은 선비의 지조와 절개의 상징이 됐다"며 "조선이 한양으로 천도하면서 새로운 궁궐과 도성을 건축하기 위해 우량한 소나무를 조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궁궐 건축물 40여 건의 수종을 분석한 결과 95% 이상이 소나무였다"며 "지붕 하중을 기둥에 전달하고 건물을 더 웅장하게 보이도록 하는 공포 부재는 대부분 소나무"라고 덧붙였다.

소나무를 사용한 전통 건축물로는 여수 진남관, 수원 화서문, 경복궁 사정전, 강릉 오죽헌 등이 있다.

연합뉴스

경복궁 근정전 기둥의 나무 종류
초록색이 소나무, 하늘색이 전나무이다. 조사 시점은 2000년이다.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대산 월정사 입구에 숲을 이룬 나무로 유명한 전나무도 소나무처럼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침엽수다. 재질은 균질하나 다소 무른 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고 높이는 약 40m이고, 아름드리의 지름은 1.5m 정도 된다.

자료집은 서울 흥인지문, 보은 법주사 대웅보전 등에 전나무가 이용됐다면서 "경복궁을 다시 지을 때는 세조 무덤인 광릉(光陵)과 대관령 등지에서 전나무를 벌목해 썼다"고 했다.

소나무나 전나무와 유사한 상록 교목으로는 잣나무도 있다. 잣나무는 가볍고 질이 좋은 목재로, 경북 경산 임당동 유적에서 발견된 삼국시대 초기 목곽에 사용됐고 1938년 이전한 조계사 대웅전에도 기둥으로 쓰였다.

자료집은 나무별로 일반 정보와 해부학적 특징은 물론 분포 지역, 단면 사진, 목재로 사용된 문화재 등을 실었다.

재단은 자료집 발간을 기념해 내달 1일 파주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 다목적실에서 학술 토론회를 연다.

연구자들이 '전통건축에 쓰이는 다양한 목재', '목재 특성, 함수율과 건조', '나이테로 보는 우리 전통건축', '국내 목조문화재에 대한 흰개미 피해와 모니터링 현황' 등을 다룬 주제 발표를 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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