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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사설] “AZ 항체 화이자의 5분의 1” 알고도 추가 접종 미적거렸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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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백신별 중화항체 얼마나 줄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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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4세가 집중적으로 접종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접종 완료 후 중화항체량이 화이자 접종자의 5분의 1, 모더나 접종자의 7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0~59세 의료진 등 969명을 조사한 결과다. 그나마 3개월 뒤엔 AZ 백신의 이 수치가 절반 아래로 뚝 떨어졌다. 델타 변이에 대해서도 화이자 접종자는 338에서 5개월 후 168로 줄었지만, AZ 백신은 207에서 3개월 만에 98로 감소했다. 백신 효과는 중화항체 역할이 핵심인데 이 수치가 백신별로 차이가 크고 3개월만 지나도 급감한다는 것을 국내 수치로 처음 확인한 것이다.

60~70대의 접종 완료율은 93~95%에 달한다. 그런데도 20일 신규 확진자 3120명 중 60세 이상이 36%에 이른다. 특히 위중증 환자 중 60대 이상 비율은 최근 5주 사이 65%에서 82%로 급증했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주로 AZ 백신을 맞은 고령층 위주로 돌파감염과 위중증 환자가 급증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보건 당국이 이 수치를 확인했다면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더 서둘렀어야 했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연일 3000명을 넘는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백신 부족으로 정부가 1·2차 접종 간격을 12주까지 늘리면서 60~74세에 대한 2차 접종은 대부분 지난 8월 전후로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추가 접종을 검토하지 않다가 최근 중환자가 급증하면서야 다급하게 추가 접종 간격을 60대 이상은 4개월, 50대는 5개월로 앞당겼다. 그래도 60~74세 상당수는 내년에나 추가 접종을 할 수 있다. 겨울에 확진자가 증가하는데, 겨울이 거의 지난 다음에나 추가 접종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백신 조기 확보 실패로 정부는 AZ·화이자·모더나·얀센 등 다양한 백신을 구하는 대로 들여와 접종했다. 그런 만큼 연령별, 백신별, 접종 간격별 효과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하는 것이 보건 당국의 기본적이자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번 항체 분석 조사는 의료진을 중심으로 실시한 데다 60세 이상은 빠져 있고 일부 백신은 델타 변이에 대한 조사가 빠지는 등 부실하기 짝이 없다.

정부는 올 2월 백신 접종을 시작하면서 고령층 등 취약층을 보호해 사망자·중환자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했었다. 그러면서 정작 항체 조사에선 고령층을 배제하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보건 당국이 실책을 만회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면 추가 접종에 최대한 속도를 내는 방법밖에 없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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