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5 (토)

공급망·투자 협력·FTA… 경색됐던 韓中 관계 맥 뚫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중일 정상회의] 韓中 회담… 9년 만의 中총리 방한

조선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리창 중국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대통령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4년 5개월 만에 재개된 제9차 한·중·일 정상 회의를 하루 앞둔 2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먼저 양자 회담을 했다. 두 사람의 양자 회담은 작년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세안+3(한·중·일) 정상 회의 이후 8개월 만이다. 특히 중국 총리가 지난 2015년 리커창 당시 총리 이후 9년 만에 방한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패권 경쟁 영향으로 경색됐던 양국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리 총리 회담에서 ‘한중 2+2 외교·안보 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한중 외교·안보 대화를 중국 측이 먼저 제안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중 양국은 그동안 폭넓은 경제 교류를 해왔지만, 안보 측면에선 협력보다 긴장 관계를 이어왔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국제 안보 이슈가 양국 경제 교류의 발목을 잡아온 경우가 많았다”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이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측이 차관(외교)·국장(국방)급 2+2 외교·안보 대화를 제안해 온 것은 안보 이슈에서도 본격적인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국은 외교 차관 전략 대화 등 다른 외교·안보 소통 채널도 재개하기로 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미국의 전방위적 중국 압박이 거세지고, 한·미·일이 밀착하면서 중국이 한국과의 외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백형선


윤 대통령과 리 총리가 이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재개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 신호란 평가가 나온다. 2015년 12월 한중 FTA가 발효된 이후 양국은 주로 상품 시장 개방을 진전시켜 왔다. 그런데 2단계 논의를 통해 문화·관광·법률 등 서비스 분야에 대해서도 FTA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측은 한국과 창춘 국제협력시범구 건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제조업, 에너지, AI(인공지능), 바이오, 메디컬 분야 등에서 양국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중국 측도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며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상호 존중하며 공동 이익을 추구해 나가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이 양자 관계를 넘어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리 총리는 “한중 관계를 중시하며 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중국 측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두 정상은 2011년 이후 13년째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도 재개하기로 했다. 투자협력위는 한국 산업부와 중국 상무부 간 장관급 협의체다. 양국은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도 출범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 창구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양국은 또 마약·불법 도박·사기 등 초국경 범죄 대응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인문 교류 촉진 위원회, 청년 교류 사업 등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핵 개발을 지속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계속 위반하고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지속하는데,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평화의 보루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주문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한미 동맹 강화와 한일 관계 복원에 무게를 두는 외교 활동을 펼쳤다. 그러면서 대중(對中) 외교에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정부 관계자는 “리 총리 방한이 시진핑 주석 방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시 주석은 작년 9월 아시안게임이 열린 항저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7월 방한한 게 마지막이었다.

[양승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