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이 첫 화상회담을 앞두고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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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비축유 방출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현재 양국 에너지부서가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은 미국 요청에 열려있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내 석유 수요를 고려해 결정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는 것이다. 비축유 논의는 앞서 지난 13일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통화에서도 거론됐다고 한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풀어야 할 시급한 숙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년 만에 가장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계가 발표되자 성명을 내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밝혔다.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는 41%로 해당 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였다. 취임 직후인 1월 31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55.8%였다.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전략 비축유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행정부를 향해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달 초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동맹국들에 원유를 더 많이 생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이에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비축유를 시장에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SCMP는 미국은 7억 2700만 배럴의 전략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도 약 2억 배럴을 보유하고 있어 양국이 공동으로 조처를 하면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 양산항의 원유 탱크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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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도 "양대 경제 대국이 국제사회에서 공동으로 에너지 안보를 지키고 천연가스와 신에너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16일 신화통신은 전했다.
중국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다.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9월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경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민간에 일부 비축유를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SCMP 소식통은 "에너지 공급 이슈는 (인플레이션 측면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를 압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더 급한 쪽은 미국이라는 게 SCMP의 설명이다.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의 왕융중(王永中) 연구원은 "현재 원유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이라 중국은 당장 전략 비축유를 풀 필요가 없다"면서 "미국은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그렇게 할 필요가 정말로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양국은 거대한 원유 소비자로서 원유 가격 억제라는 공통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의 결정과 상관없이 빠르면 다음 주, 석유 보유분을 내년 시장에 점진적으로 출시할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SCMP는 전했다.
백악관에서 정책을 발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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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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