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전 요소수 품귀 사태와 관련 국내 최대 제조업체인 울산 남구에 위치한 롯데정밀화학 울산 사업장을 방문해 요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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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컨벤션 효과’에 올라탄 잔칫집 국민의힘에서 오히려 갈등이 더 조명받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윤 후보가 선출된 뒤 탈당한 2030세대 당원 숫자를 놓고 윤 후보 측과 이준석 대표, 김재원 최고위원이 뒤엉켜 벌이는 험한 논쟁이다.
윤 후보 측과 이 대표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했던 지난 7월 3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이뤄진 기습 입당에 ‘이준석 패싱’ 논란이 일었고, 이후 이 대표가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통화하면서 했던 “저거 금방 정리된다”는 발언을 둘러싼 해석 공방 등을 거치며 갈등은 증폭됐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잠기는 듯하더니 경선 막판 2030세대의 지지를 발판으로 홍준표 의원이 상승세를 보이자 윤 후보 측과 이 대표 간 긴장 수위는 다시 높아졌다. 경선 결과 여론조사에선 홍 의원이, 당원 투표는 윤 후보가 크게 이기는 ‘민심과 당심의 괴리’ 현상이 벌어지자 윤 후보 캠프 인사들이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이라고 주장한 건 또 다른 화근이었다. 홍 의원을 지지하던 2030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와 가깝다는 김재원 최고위원이 “확인된 탈당자 수는 40명이 전부”라고 한 게 알려졌고, 이에 이 대표가 “젊은 세대에게 40명 남짓 탈당했다는 식으로 조롱조로 이야기한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지도부 내분으로 번졌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해 당내에선 기본적으론 양비론이 우세하다. ‘경선 패자의 지지층을 보듬어 원팀을 만드는 게 상식인데 유리한 당원 통계를 제시하며 자극하는 윤 후보 측이나, 관련 보도나 발언이 나올 때마다 페이스북을 통해 매번 반박하는 글을 올리는 이 대표나 모두 잘못하고 있다’는 시선이다.
애초에 윤 후보 측과 이 대표가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하면 법치 유린이 계속되고 비상식이 상식이 되어 민주당의 일탈은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의 야권 통합론에 무게를 실었다. 국민의힘 기존 지지세력인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과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며 이탈한 진보 진영 일부까지 흡수해 민주당을 상대하는 ‘진영 대결’로 이번 대선을 보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이 대표는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인 60대 이상과 신(新)지지층인 2030세대를 결합해 대선에서 승리하는 ‘세대 포위론’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표는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세대 포위론 전략을 완성시키기 위해선 단순히 2030 지지율이 높은 것이 아니라 꼭 투표장에 갈 만한 동인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 측과 충돌하는 모양새로 비치는 데 대해 “윤 후보와 직접 만나서 대화하면 말이 잘 통한다. 그런데 만나고 돌아서면 익명의 자리 사냥꾼들이 ‘작업’을 하듯 판을 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면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거라고 본다.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을 외쳤던 사람들이 본선에서 ‘무대윤’(무조건 대통령은 윤석열)을 외치면서 재미있게 선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윤 후보가 이긴다고 100% 확신한다”고 했다.
허진·손국희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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