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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생존 위한 전쟁터였다"…'광란'의 미 콘서트 압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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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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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참사가 난 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관객들은 압사 참사가 난 현장을 악몽처럼 떠올리며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콘서트에 갔던 빌리 나세르 씨는 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쓰러진 어떤 아이를 일으켰는데 눈동자가 이미 뒤로 넘어갔다"라며 "심장 박동을 확인해 이미 죽었다는 걸 알았지만 그 자리에 두고 올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이곳저곳에 쓰러져 있었다. 그 자리는 콘서트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전쟁터였다"라고 했습니다.

텔레즈 씨는 "군중이 점점 더 밀집해 숨쉬기 어려운 지경이 됐다"라며 "우리는 살려달라고 울부짖었지만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 그렇게 무서운 비명은 난생 처음 들었다"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셀레나 벨트란 씨는 "내 주변 사람들로 몸이 조여들었고 급기야 숨 쉴 수가 없었다"라며 "균형을 잃고 뒤로 넘어진 순간 '이제 나는 끝이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방법이 없어 비명만 질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람들이 미친 듯 짐승처럼 넘어진 사람을 밟고 뛰었다. 남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고 무대 앞자리를 차지하려고 다른 사람을 밀었다"라며 악몽 같았다고 기억했습니다.

8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친 이번 압사 참사와 관련, 폭스뉴스와 로이터 통신 등은 미국 수사 당국은 콘서트 참석자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주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마약 범죄 수사관이 투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압사 사고는 지난 5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발생했습니다.

스콧의 콘서트인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에는 5만 명이 운집했고 흥분한 관객들이 무대 쪽으로 일시에 몰려들면서 발생했습니다.

트로이 피너 휴스턴 경찰서장은 관객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투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만큼 살인·마약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콘서트장 보안요원 1명은 사고 당시 현장을 통제하던 중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은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여러 관객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이들은 마약류 해독제로 응급 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습니다.

휴스턴 수사 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마리화나 소지, 약물 중독, 불법 침입 혐의 등으로 25명을 체포했습니다.

또 약물 과다복용과 부상 등으로 300여 명이 현장에서 치료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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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사 사고로 숨진 사람의 신원도 일부 밝혀졌습니다.

14살, 16살 휴스턴 고등학생을 비롯해 21살 대학생 등 사망자 8명 중 7명은 10∼20대였습니다.

나머지 1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휴스턴을 관할하는 해리스 카운티의 선출직 행정책임자 리나 이달고는 이번 압사 사고에 대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이달고는 콘서트 안전 계획이 불충했거나 계획이 있었어도 지켜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해자와 그 가족은 해답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콘서트 주최 측을 상대로 안전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스콧은 트위터에 공개한 동영상 성명을 통해 "콘서트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스콧의 여자친구인 카일 제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거나 충격을 받은 모든 분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희생자를 위로했습니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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