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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15만원 매출 날렸는데 달랑 8000원?…KT에 뿔난 자영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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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달 25일 오전 KT 인터넷망이 전국적으로 한 시간 넘게 장애를 일으키면서 전남 구례군 마산면 한 식당 입구에 '전산망 오류로 인해 카드 결제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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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지난달 25일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무선 인터넷망 마비 사고에 대해 보상안을 발표했지만 영업에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을 통해 “(KT가 발표한 보상안은) 말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KT는 인터넷 사용을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만 얘기하는데, 우리는 실질적으로 영업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KT는 지난 1일 ‘인터넷 장애 보상안’ 설명회를 열고 피해 보상안을 발표했다. KT 측은 “약관과 관계 없이 개인·기업 고객에겐 이번 최장 통신장애 시간 89분의 10배인 900분, 즉 15시간을 기준으로 요금감면을 시행한다”며 “인터넷과 IP형 전화를 이용하는 소상공인에게는 해당 서비스 요금의 10일 치 기준으로 보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인 무선 고객의 경우 1인당 1000원, 소상공인 고객의 경우 7000~8000원 수준의 보상액을 받게 된다.

자영업자들은 KT 인터넷망 장애가 점심시간에 발생한 탓에 영업 피해가 극심했으며, 이 때문에 KT가 제안한 보상액으론 피해 보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고 회장은 “전 주와 비교해보니까 같은 요일 대비 10팀 정도가 결제가 안돼서 그냥 나가셨더라. 평균매출로 보면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손해가 발생했다”며 “업종에 따라 다른데, 식당 같은 경우에는 객단가가 높기 때문에 매출에 영향이 상당히 컸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식당과 카페 같은 경우에는 보통 11시 반에서 2시까지가 밥 먹는 시간으로 가장 피크 타임이다. 그런데 그 시간에 손님을 거의 못 받았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아마 계좌이체로 입금해주거나 현금결제 하신 분 외에는 결제를 아예 못했기 때문에 ‘손님을 돌려보냈다’는 표현이 맞다”고 했다.

고 회장은 “처음엔 사장님들이 본인 매장 인터넷 문제로 생각했다가 다들 나중에 KT 쪽 장비 문제라는 걸 알았더라”며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영업에 실질적 피해를 봤기 때문에 그것까지 포함된 보상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약관에 따른 정당한 보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약관 자체가 거의 20년 정도 됐다. 20년 전에는 인터넷 사용을 많이 안 했을 때”라며 “현재는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분이 돼 있기 때문에 19년 전에 만들어진 이 구시대적 약관은 현실에 맞게 수정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년 전 KT 화재 사건 당시에는 자영업의 경우 한 업체당 1일치 평균 보상액이 20만원 정도였다. 그 당시에는 아현지사 화재 때문에 서울 일부 지역에만 보상을 해줬으면 됐었다”며 “이번 KT 사건 같은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모든 점포들이 다 피해 입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상액이 당시 기준대로 하자면 어마어마한 천문학적 액수로 보상을 해줘야 되기 때문에 KT 쪽에서 ‘이 정도로 보상하겠다’고 밝힌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KT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고 회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영업자 측 주장을 간략히 설명했다.

고 회장은 기업의 관리 감독 문제를 지적하며 “이번 사고는 인재였다. 모든 작업이 밤에 이뤄져야 하는데 업장이 한참 바쁜 낮 시간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19년 전에 발표된 약관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합리적 보상과 재발방지를 위해선 피해 입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그 전주 매출을 비교해서 꼭 참여연대나 각 자영업단체 쪽에 피해를 접수해주셔야 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참여연대와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KT 새 노조 등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2∼3년마다 한 번씩 통신사별로 이런 대규모 불통 사태가 반복되는 것은 통신 3사와 정부가 생색내기용 보상만 되풀이하고 근본적 제도개선은 어물쩍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사태가 사고시간 자체는 상대적으로 길지 않지만, KT의 책임이 명백하고 전국적으로 소비자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한 만큼 철저한 배상과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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