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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스타트人]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 “스타트업 투자, 시대 흐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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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주식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 김세영 대표 인터뷰

야놀자, 오아시스, K뱅크 등 350개 종목 거래

“직장 커리어·노동 집중했던 청년에 다양한 투자 기회 제공”

“벤처 생태계 발전할수록 비상장 주식 거래 성장”

아주경제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



‘하이리스크’, ‘사기’, ‘불편한 거래방식’, ‘한방 투자.’ 비상장 주식을 설명할 때 따라붙던 꼬리표들이 떼지고 있다. 제도권 투자 방식인 상장 주식 거래와 달리, 비상장 주식은 ‘불확실한 기업에 투자하는 불편한 투자처’라는 인식이 팽배했지만, 최근에는 생활 밀착형 기업에 과감하게 베팅하는 MZ세대의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야놀자, 컬리, 토스 등 실생활에서 친숙하게 사용하는 서비스라는 점에서 비상장 주식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희석되고, 크래프톤·카카오뱅크 등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초기 투자자가 나오면서 비상장 주식 투자의 새로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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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 주식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을 운영하는 김세영 피에스엑스 대표는 “벤처 생태계가 발전할수록 스톡옵션 등을 통한 비상장 주식 유통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과거에는 비상장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기업공개나 인수합병 하기 전까지) 장기적으로 보유해야만 했는데, 서울거래 비상장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오늘 매수해 내일 파는 단기 거래자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주거래 활성화, 플랫폼이 앞장

금융권 출신인 김 대표는 은행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 소매 금융, 기관 영업 등 10여년의 경력을 쌓았다. 보수적인 기업문화가 강한 은행 내에서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통했던 그는 안정적인 직장을 포기하고 핀테크 스타트업 ‘8퍼센트’ 초기 멤버로 참여하면서 창업에 눈을 떴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경험하면서 직원들의 주요 보상 중 하나인 스톡옵션 주식이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거래되는 장면을 목격하고,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을 혁신할 수 있다는 확신에 피에스엑스를 창업하고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섰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직원들 입장에서 스톡옵션은 가장 큰 혜택 중 하나인데, 갑자기 돈이 필요할 때 (상장) 주식처럼 팔아서 현금화하기가 어렵고, 그나마도 인터넷 개시판에 글을 올려 거래하는 원시적인 형태를 목격했다”며 “벤처기업은 매년 밸류(기업가치)를 높이면서 투자를 받으니, 직원들도 그 밸류에 맞춰 스톡옵션을 거래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래 규모가 충분히 크고, 플랫폼을 만들면 우리가 충분히 시장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야놀자, 카카오뱅크, 컬리 '하이 리스크' 맞나

서울거래 비상장에는 야놀자, 오아시스, K뱅크 등 350개 종목이 거래되고 있다.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팝니다’ 카테고리에 매수 희망 가격과 수량을 올리고, 매수 희망자가 매칭되면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통해 매매체결을 할 수 있다. 기존 비상장 주식은 거래 시스템의 미비로 인해 사기 가능성이 상존했지만, 서울거래 비상장은 신한금융투자 계좌를 통해 계약 체결이 이뤄지기 때문에 매수·매도자 간 거래 안정성이 높다. 여기에 기준가 변화부터 기업 관련 뉴스, 공시정보를 제공하면서 정보 비대칭 문제도 해결하려 노력 중이다.

김 대표는 “비상장 주식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공식은 깨지고 있는 것 같다. 야놀자, 카카오뱅크 같은 종목이 코스닥에 상장한 종목보다 더 하이 리스크 투자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는 비상장 주식은 정말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한다”며 “(벤처투자시장에서) 검증을 거친 기업들은 밸류가 꾸준히 높아지고, 나중에는 상장까지 한다. 이런 기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는 더 많이 생길 거다. 서울거래 비상장만 해도 VC 심사역들이 ‘이렇게 거래할 수도 있군요’라면서 간편함에 깜짝 놀란다.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런 투자처에 모든 사람이 진입할 수 있게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비상장 주식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김 대표는 “상장 주식과 비상장 주식의 경계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공모주 열풍이 불면서 비상장 주식에 대한 문의가 정말 많았다. 7~8년 전에는 스톡옵션 행사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는 스타트업에 입사해 주식을 받으면 가장 먼저 가치를 확인한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도 직장에서의 커리어, 노동에 집중했던 젊은 분들에게 꾸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 되고 있다. 벤처 생태계가 발전할수록 비상장 주식 유통이 늘고, 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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