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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일 방위상 “극히 이례적”…중·러 군함 10척 항해에 강한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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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로 장기간 걸쳐 활동 처음”

모테기 외무상 “중·러에 의견 전달”


한겨레

기시 노부오(오른쪽) 방위상은 지난 25일 방위성에서 카를로스 델토로 미국 해군 장관과 만나 중·러 군함 10척에 대한 동향을 논의했다. 방위성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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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최근 중·러 군함 10척이 6일 동안 자국 주변을 함께 항해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에 대한 시위활동을 의도한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 해협’이 미-중 전략갈등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가운데 미·일과 중·러의 군사적 긴장감이 서로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고조되는 모양새다.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중·러 군함 10척이 일본 근방에서 군사 연습을 하면서 항해한 것은 일본에 대한 시위활동을 의도한 것”이라며 “이렇게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쳐 활동한 것은 처음이다.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행동은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삼엄한 경계와 함께 일본의 방위력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미·일이 각지에서 공동훈련을 늘려가는 등의 활동이 중·러를 자극해 이런 움직임의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실시하고 있는 공동훈련은 주변국을 배려한 것이다. 필요한 공동훈련으로 각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시 방위상은 앞선 25일 방위성에서 카를로스 델토로 미국 해군 장관과 만나 중·러 군함 10척에 대한 동향을 논의하면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도 26일 기자회견에서 중·러 군함 문제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 각각 외교 루트를 통해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중국과 러시아 군함 10척의 이동경로. NHK 갈무리


27일 방위성 말을 종합하면, 중·러 군함 10척은 지난 18일부터 23일까지 6일 동안 일본 혼슈와 홋카이도 사이에 있는 쓰가루해협을 지나 가고시마현 오스미해협을 통과해 동중국해 쪽으로 빠져나갔다. 중·러 군함이 함께 일본 열도의 태평양쪽 지역을 반 바퀴 크게 휘감아 돈 셈이다. 23일 오전에는 중국 대형 함정인 렌하이급 미사일 구축함에서 헬기 1대가 비행에 나서,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가 긴급 발진해 대응하기도 했다. 중·러는 2019~2020년 2년 동안 동중국해 등에서 폭격기를 이용한 공동 비행을 실시한 데 이어 이번에 군함 훈련까지 최근 긴밀한 군사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일본 방위성이 설명했다.

한편 지난 25일엔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일 지식인들이 참여하는 제17회 ‘도쿄·베이징 포럼’ 축하 영상에서 “역사 인식과 대만 등은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며 “선을 넘거나 규칙을 어겨서는 안 된다”고 일본을 향해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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