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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대가 없는 일·재능의 불시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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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구석들·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 대가 없는 일 = 10년간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로 일하다가 201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혜지의 첫 소설집. 등단작 '꽃'을 비롯한 일곱 편을 실었다.

소설 속 인물들은 '세상'과 '나' 사이에서 휘청인다. 요령 없이 최선을 다하지만, 자꾸만 고꾸라지고 뒤처진다. 작가는 나름대로 성실하게 살아가지만, 남들처럼 잘살지 못하는 이들의 삶을 바라본다.

등단작 '꽃'은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수록작 '아가야, 어서 오렴'의 주인공은 회사에서 유일하게 출산 계획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상사에게 눈총을 받지만, 바라는 대로 이뤄지지 않는 임신 때문에 괴로운 난임 시술을 끝없이 시도한다. '나쁜 피'의 주인공은 결혼을 고된 현실의 탈출구로 여겼지만, 또 다른 감옥이 된다.

문학평론가 이지은은 "아마 소설의 인물들이 분투하고 실패하고 좌절하는 어느 지점에 우리의 삶도 겹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음사. 276쪽. 1만3천원.

연합뉴스

▲ 재능의 불시착 = 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습관과 노하우를 소개한 베스트셀러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시리즈를 쓴 박소연의 첫 소설집.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것은 전작과 비슷하지만, 소설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기묘한 퇴사 절차를 밟은 막내 사원의 사연을 다룬 '막내가 사라졌다', 취미라고 해야 할지 특기라고 해야 할지 이름 붙이기조차 애매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의 이야기 '재능의 불시착',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나섰다가 이상과 현실의 거리감 속에 길을 잃은 사람을 그린 '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 등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여덟 편을 담았다.

알에이치코리아. 336쪽. 1만4천800원.

연합뉴스

▲ 집구석들 = 자연주의 문학 거장으로 불리는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의 장편소설. 유전과 환경이 어떻게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밝히려는 의도로 쓴 루공 마카르 총서 중 10권이다.

졸라가 과학실험을 하듯 소설을 써야 한다는 '실험소설론'을 주장하며 치밀한 관찰과 수많은 자료에 따라 쓴 작품 중 하나로, 당시 문학작품 소재로 금기시된 빈민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쳐 논란이 됐다. 임희근 옮김.

창비. 616쪽. 1만8천원.

연합뉴스

▲ 미스터리를 읽은 남자 = 미스터리물 애호가들이 펼치는 활약을 그린 윌리엄 브리튼의 소설집. 열렬한 추리소설 마니아인 작가가 자신처럼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를 썼다.

이들은 완전범죄를 꿈꾸며 엉뚱한 사고를 일으키기도 하고, 자신이 동경하는 명탐정처럼 주변에서 벌어진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기도 한다.

엘러리 퀸의 추리법이나 '셜록 홈스'의 명대사 등 추리소설 거장들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어 썼기에 원작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할 수 있다. 배지은 옮김.

현대문학. 348쪽. 1만4천800원.

연합뉴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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