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데이터·페어 플레이어
데이비드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의 책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규칙, 사회적 사실을 사물처럼 여기라."
베버, 마르크스와 함께 근대 사회학의 기초를 놓은 3대 학자로 손꼽히는 에밀 뒤르켐은 이 선언적 명제로 대담하고 논쟁적인 사회학 방법론을 제시했고, 나머지 책에서도 이런 논지를 견지했다.
'사회학적 방법의 규칙들'은 이런 뒤르켐 사상이 집약적으로 담긴 책으로, 그의 4대 주저 가운데 하나다.
뒤르켐의 선배인 콩트는 진보라는 목적이 사회 현상을 이끌어왔다고 주장했고, 스펜서는 사회의 형성이 개인 본성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간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식의 설명은 진보 또는 인간 본성의 실현과 같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형이상학적 명제를 바탕으로 했다.
그러나 뒤르켐은 사회현상을 사물처럼, 즉 자연현상처럼 여기고 관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상생활이 무엇인가를 말하기보다는 인간 행위의 통계치를 연구하고, 유행에 대해 모호한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상을 분석하는 것과 같이 사회 현상을 사물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선입견을 철저히 버려야 하고, 사물들을 정확히 정의해야 한다고 뒤르켐은 주장한다. 아울러 관찰하는 인간의 감각이 늘 주관성에 빠질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역이나 중역본이 아닌 프랑스어 원전을 처음으로 한국말로 옮겼다.
이른비. 312쪽. 2만2천원.
책 이미지 |
▲ 다크 데이터 = 데이비드 헨드 지음. 노태복 옮김
영국 왕립통계학회장을 역임했으며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통계학자인 저자는 우리에게 없거나 모르는 데이터를 물리학의 '암흑물질'(Dark matter)에 빗대어 '다크 데이터'라고 부른다.
저자에 따르면 데이터는 중요한 것들을 쉽사리 빠뜨리고, 잘못된 결론과 끔찍한 의사 과정을 낳곤 한다. 무시된 정보나 데이터는 회사나 경제를 무너뜨리고, 인명을 앗아갈 수도 있다.
저자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폭발사고, 복잡한 금융사기 등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다크 데이터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저자는 데이터가 불완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무언가를 측정하는 것이 모든 것을 측정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으며 측정 절차와 측정 대상은 미묘하고도 비뚤어진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지금 세상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오해만 얻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퀘스트. 396쪽. 1만9천원.
책 이미지 |
▲ 페어 플레이어 =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수민 옮김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끝까지 사투를 벌인 기장은 기체가 네 동강 났음에도 185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장비 하나 없는 지방 출신 건설업자는 102층짜리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불과 1년 만에 완공했다.
이 모든 성공 스토리에는 단 하나의 심플한 가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바로 '공정성'이다.
세계적인 밀리언셀러인 저자는 글로벌 기업뿐 아니라 병원, 공공기관, 군부대 등 900개 이상의 다양한 조직에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공정성이 일에 미친 긍정적 영향을 분석한다.
그러면서 상대방을 이용하거나 비열한 방법을 사용하는 마키아벨리식의 성공이 더는 통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예컨대 직원을 부당하게 대우하거나 소비자를 속이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등 공정함에 어긋나는 기업은 불매운동을 통해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른다는 것이다.
저자는 "흔히 못된 사람이 성공한다고 여기지만 원칙을 지키며 지혜를 발휘하는 사람이 치열한 경쟁에서 결국 이기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경우도 많다. 단지 괴물 같은 사람이 더 주목받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을 뿐"이라고 말한다.
웅진지식하우스. 343쪽. 1만6천원.
책 이미지 |
▲ 데이비드 보위의 삶을 바꾼 100권의 책 = 존 오코넬 지음. 장호연 옮김.
"당신이 생각하기에 완벽한 행복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영국 출신 가수 데이비드 보위는 "독서입니다"라고 답했다. 책은 자신을 잃기 쉬운 연예계에서 보위를 붙들어준 닻이었다.
보위의 모든 호기심은 책과 연결되고, 그의 예술 세계에 투영됐다.
보위는 사망하기 3년 전 자신의 삶을 바꿔놓은 책 100권을 공개했다. 카뮈 '이방인', 단테 '신곡', 나보코프 '롤리타', 플로베르 '보바리 부인' 등 대부분이 문학작품이었다.
음악 저널리스트 존 오코넬은 100편의 글을 통해 보위의 목록에 오른 작품과 그의 예술세계를 조명한다.
뮤진트리. 464쪽. 2만3천원.
책 이미지 |
buff27@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