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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느님을 위하여 달립니다” 흑산도성당 등 설립한 진요한 신부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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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진요한(본명 숀 브라질, Sean Brazil) 신부가 지난 8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달간파크 요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89세.

진 신부는 1932년 1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1948년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에 입회했다. 사제서품을 받은 이듬해인 1955년 한국에 파견됐다. 1956년 광주대교구 목포 산정동성당 보좌를 맡았다. 흑산도성당을 비롯해 서울대교구 상봉동성당, 창동성당, 수원교구 단대동 성당 등 전국에 19개 본당과 공소를 설립했다.

이들 성당은 천막에서 시작됐다. 1958년 흑산도성당을 세울 때 진 신부는 바다의 배 위에서 지내다 미사 때 내려와 천막을 쳤다. 상봉동성당과 창동성당 초기엔 건물 부지에 미사를 위한 텐트 하나만 두고 사목을 시작했다. 소록도성당에서도 1년 주임 신부로 일했다. 성 골롤반 외방선교회는 “숀은 도전을 좋아했고 어떤 임무를 맡아도 한계를 시험할 준비가 된 이였다”고 했다.

1990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교구에서 한인 순교자성당 주임을 맡았다. 2002년 아일랜드로 돌아갔고, 아일랜드 골롬반회에서 은퇴 사제들을 돕는 일을 했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는 “건강이 나빠지고도 끝까지 활동했다. 평화롭게 숨을 거두었다. 하느님께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아낌없이 봉사한 것을 보상해주시길 기도한다”고 했다.

진 신부는 육상 선수이기도 했다. 마라톤도 뛰었다. 운동화 끈을 조여 매는 모습을 담은 청년 시절 사진 뒷면에 적은 글은 “나는 하느님을 위하여 달립니다. 바로 지금!”이다.

경향신문

진요한 신부는 이 사진의 뒷면에 “나는 하느님을 위하여 달립니다. 바로 지금!”이라는 글을 적었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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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요한 신부.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제공.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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