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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정유업계, 하반기에 웃을까…국제유가·정제마진 연일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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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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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성적을 거뒀던 정유업계가 올해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한때 마이너스였던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데다 국제유가까지 올라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재고이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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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우선 국제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국제유가가 오를 경우 정유사들은 가격이 오르기 전 싸게 사들인 원유 덕분에 재고평가 가치가 올라간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1% 오른 배럴 당 75.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18년 10월 이후 3년 기준으로 최고치다.

최근에는 미국의 원유 재고 감소 소식이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지난 8월 미국에 허리케인 아이다가 상륙해 석유생산시설이 밀집한 남부 멕시코만이 피해를 봤고, 이로 인해 원유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정제마진, 손익분기점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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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정유사의 수익지표인 정제마진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비 등을 뺀 것이다. 정유업계에서는 배럴 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제마진이 1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손익분기점을 한참 밑돌아 정유업계의 손실이 상당했다.

올해 8월까지만 해도 3달러대였던 정제마진은 9월 들어 급격히 커지기 시작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정제마진은 전주 대비 배럴당 0.8달러 오른 6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0월 첫째 주(6.4달러)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도 오르고 있지만, 석유제품 가격이 이보다 빨리 올라 정제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 기대에 수요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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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바라본 원유·가스 해양 플랜트의 모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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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며 석유제품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정책의 여파로 중국이 원유 수입을 전년 대비 35% 줄인 가운데 중국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도 줄었다. 중국의 8월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 대비 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휘발유의 경우 23%, 경유는 61%나 줄었다.

최근 유럽에서도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풍력 발전 출력량이 줄자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급증했다. 이런 가격 부담으로 인해 경유와 벙커C유 사용이 늘고 있다. 이는 경유와 벙커C유 정제마진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겨울이 가까워져 오면서 난방유 비축 수요가 늘면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이 더욱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유가 변동으로 정제마진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업황 자체가 개선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았던 항공업종이 다시 살아날 경우 항공유 수요가 회복돼 정제마진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유사, 하반기 호실적 기대



이 같은 호재에 정유업계는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정유 4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4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정유 부문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석유제품과 윤활기유 사업이 호조를 보였다. 여기에 국제유가가 오르며 재고평가 이익이 늘어났다.

하반기에는 이에 더해 정제마진까지 개선되며 정유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익은 단기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정제마진 회복에 초점을 맞춰왔다”며 “내년까지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두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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