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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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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오르자 춤추는 러시아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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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한달새 10%가량 상승

국내 러시아펀드 수익률 5.5%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수급 불균형에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러시아 펀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 상승이 러시아 증시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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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러시아펀드의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5.5%로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인 -2.1%보다 높았다. 연초 이후 40% 이상의 성과를 올렸던 베트남(2.9%)과 인도(5.8%)펀드의 한 달 수익률과 비교해도 양호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펀드는 높아진 원유 가격과 천연가스, 철광석 등 주요 원자재들의 가격 급등 영향을 받아 해외 주요펀드들의 수익률을 추격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이뤄진 러시아 총선에서 푸틴 대통령이 속한 통합러시아당이 압승을 거둔 만큼 정책 지속성이 기대된다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 증시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에너지 혹은 금융 업종에 쏠려있다. 이 가운데 에너지 관련 기업의 비중은 시가총액의 40%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원유 가격은 201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는데, 30일(현지 시간) 기준 WTI(서부텍사스유)는 75.03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 기준으로 보면 9.5%가량 상승한 것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 주 4일 열릴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협의체)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추가 증산보다 하루평균 40만 배럴을 생산하기로 한 기존 안건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위드 코로나에 따른 각국 경제 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면 연말까지 원자재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러시아펀드 중 최근 한달간 수익률을 보면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펀드가 7.88%로 가장 좋았다. 펀드에 편입된 상위 10종목을 보면 절반 이상이 에너지 관련 기업인데, 주요 종목으로는 제1위 천연가스 생산회사인 가스프롬(19.04%), 러시아 최대 석유업체인 루크오일(13.03%), 제2위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노바텍(7.63%), 비철금속 생산기업 노르니켈(6.3%), 석유 탐사, 제품 운송 등을 하는 타트테프트(3.35%)와 로스네프트(3.24%) 등이 포함돼 있다. 이어 키움러시아익스플로러펀드(6.46%),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펀드(6.2%), 미래에셋러시아인덱스펀드(5.72%), KB러시아대표성장주펀드(4.6%), 한화러시아펀드(4.4%), 신한러시아펀드(3.7%) 순이었다.

다만 증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상승압력 확대에 따른 주요국들의 긴축 정책이 시작될 경우 신흥국에 대한 투심이 전반적으로 약해질 수 있어 러시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증시는 정치 위험과 다양하지 못한 업종 구성으로 밸류에이션을 낮게 부여받고 있는데, 현재 밸류에이션을 보면 밴드(PER 4~7배) 상단에 있어 비중 확대를 권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루블화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을 이끌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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