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국회 내 특위 구성, 신문법 등과 함께 논의”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언론중재법을 상정해 처리하는 것은 어렵다고 결정했다”며 “향후 국회 내 특위를 구성해 언론중재법과 정보통신망법, 방송법, 신문법 등을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언론미디어특위를 18인(여야 동수)으로 구성하고 오는 12월 31일까지 활동한다”는 합의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언론중재법 쟁점 조항인 징벌적 손해배상제, 인터넷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 등은 연말까지 특위 차원에서 추가 논의된다. 특위에선 이와 함께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규제(정보통신망법),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방송법), 포털의 뉴스 편집권 제한(신문법) 등도 다뤄진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왼쪽)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오른쪽)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린 언론중재법 회동에서 주먹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덕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 위원들이 참여해 좀 더 폭넓은 여론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관련해 “저희는 포기하지 않았다”며 “많은 의견을 수렴해서 논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여야가 언론중재법 처리 시한을 못 박지 않으면서 내년 3월 대선 일정을 감안할 때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합의 전까지만 해도 언론중재법의 본회의 처리를 시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 22명이 발언에 나섰고 ‘언론중재법 금일 처리’와 ‘야당과 재논의 후 합의 처리’ 의견은 5대5 정도로 팽팽하게 갈렸다. 특히 청와대 출신 친문 의원들이 “여당의 단독 처리는 정국 경색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면서 ‘합의 처리’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윤건영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한 발짝 떨어져서 보면 좋겠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우리와 시민을 못살게 굴던 가해자들이 피해자가 되는 프레임을 바꾸는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이 최근 “충분한 검토”를 주문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영배 최고위원은 “언론중재법을 단독 처리하면 앞으로 나머지 법들도 단독 처리하게 될 것”이라며 “다음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고,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의원은 “국제사회에 대한 설득이 얼마나 됐는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일부 친문 의원은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 의원들은 “속히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박성준 의원은 “이번에 입법하지 않으면 대선도 어렵고 다음 정부도 어렵다”고 했고, 이재정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 등) 이 법을 처리하는 게 더 제대로 된 법을 만들기 위한 공론화의 시작”이라고 했다.
[김동하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