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수요, 이전 수준 회복
국내 휘발유 가격도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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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조현의 기자] 공급부족 우려에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북해산 브렌트유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7일(현지시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국제 유가가 연내 9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브렌트유는 이날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배럴당 79.53달러로 가격이 1.84% 올라 80달러에 육박했다.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심리적 저항선인 80달러를 넘어서지 못한 것은 일부 투기자들이 수익을 보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수일 내로 8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1월 인도분 WTI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1.98% 상승한 75.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연속 상승한 WTI 역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말 9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리케인 아이다의 여파 등을 고려해 기존 전망치인 80달러에서 90달러로 상향 조정한 것이다. WTI 가격 전망치도 기존 77달러에서 87달러로 높였다.
골드만삭스는 "아이다가 미국의 원유 공급에 타격을 줬는데 이는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협의체)의 증산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또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이 줄어들면서 아시아 지역의 원유 수요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고 있다"며 "산유국들이 다음 주 생산량 협의에 나서지만 우리의 전망치에서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유가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전날 발표한 '최근 국제유가 흐름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올 하반기에도 배럴당 70달러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이후에는 완만하게 떨어지겠지만 수급불균형이 지속됨에 따라 팬데믹 이전보다는 높을 것이란 설명이다.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3년 만의 최고점인 16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28일 서울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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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도 지난 주말부터 소폭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날 서울 지역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729.1원으로 전날보다 1원 올랐다.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도 0.14원 상승한 ℓ당 1644.07원을 기록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5월 초부터 15주 연속으로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지난달 중순 상승세를 멈췄다. 이후 5주 연속 소폭 하락하다 지난주부터 소폭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유가를 후행적으로 따라가는 특성을 고려하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와 함께 연일 치솟고 있는 천연가스도 물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10월물 천연가스 가격은 이날 11.01% 오른 100만Btu당 5.7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난방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이 도래하면 유럽의 상황이 특히 심각해질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유럽은 천연가스 소비량의 약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하고 있는데 러시아가 최근 아시아 지역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유럽 수출량을 줄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발 천연가스 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조현의 기자 hone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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