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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유령도시’된 서부 미얀마…반군·군부 충돌에 수천명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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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반군·군부 대립…민간인 피해 커

미얀마 서부 탄틀랑시(市) 폭격…수천명 피난길

5500명 민간인 인도로 급히 대피…임시대피소 마련

헤럴드경제

미얀마 군부와 반군 간 대립으로 서부에 위치한 친주(州)의 탄틀랑시(市)가 화염에 휩싸인 모습. 지난 18일(현지시간) 시작된 대립으로 인해 수천명의 시민이 피난길에 나섰다.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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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미얀마 군부와 이에 대항해 전쟁을 선포한 미얀마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면서 미얀마 서부에 위치한 탄틀랑시(市)의 시민 대부분이 집을 잃고 도시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와 민주진영군 간 전투가 진행되는 동안 미얀마 서부에 위치한 친주(州)의 탄틀랑시 거주민 수천명이 대피했다. 도시의 건물은 화염에 휩싸여 많은 시민이 집을 잃었다.

급하게 대피한 탄틀랑시의 시민은 피난처를 찾기 위해 국경이 맞닿아 있는 인도로 탈출했다. 인도 북동부에 있는 미조람주의 한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지난주 미얀마에서 5500명이 군사적 진압을 피해 대피했다.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탄틀랑시 내 교전은 주말 내내 이어졌다.

미얀마 군부와 민주진영군의 공격으로 약 20채의 집과 정부 기관 건물이 불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부는 화재를 진압하려던 한 목사를 총으로 쏴 사살하기도 했다.

미얀마 민주진영은 성명을 통해 이 과정에서 군인 3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이 성명에 대한 사실확인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탄틀랑시의 한 시민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21일부터 대피하기 시작했다”며 “군인이 집을 향해 무자비하게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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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와 반군 간 대립으로 18일(현지시간) 서부에 위치한 친주(州)의 탄틀랑시(市)의 건물이 화염에 휩싸여 무너지고 있는 모습. [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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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시민은 “연세가 있는 부모님과 함께 인도로 대피했다”며 “군인은 우리의 집에 폭탄을 투하하고 도심 내에서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우리 집에서 절대 탈출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악화하자 바로 피난길에 올랐다”고 AFP에 말했다.

사망한 목사의 유족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약 20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소수의 가정만이 탄틀랑시에 남아 있다”고 했다.

미조람주에 도착한 미얀마 난민은 대부분 배를 타고 티아우강을 건넜다. 인권단체 ‘영 미조 협회(Young Mizo Association)’의 한 직원은 “난민을 수용하기 위해 양철지붕과 방수포를 사용해 임시 대피소를 마련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토마스 앤드류스 국제연합(UN) 미얀마인권특별보고관은 “탄틀랑시 사태는 ‘살아 있는 지옥’인 미얀마를 보여주는 가장 최근의 일”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로 1100명이 넘는 민간인이 사망하고 8000명 넘게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yooh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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