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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지역 택시 뭉쳤다..."카카오택시 나와라" 부산 '동백택시' 출범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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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광주 리본택시' 출범 이어 경남에도 출범
최대 규모 부산택시업계, '동백택시' 내달 출범 추진
지역화폐 앱 활용, 이용료와 기사 수수료 모두 무료
한국일보

휴대전화 앱을 이용한 콜택시.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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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채팅앱 카카오톡을 발판으로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거센 가운데, 전국 각 지역 택시들이 뭉치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주에서 출범한 ‘광주 리본택시’가 지역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연착륙한 데 이어, 부산, 경남, 대구에서도 지역택시 호출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플랫폼 호출택시 시장을 장악,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각종 수수료를 떼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맞서기 위한 일종의 협공이다.

22일 현재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부산. 이른바 '동백택시' 동맹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역화폐(동백전) 앱을 이용하는 콜택시호출 플랫폼이다. 현재 계획안에 대한 막바지 검토 절차와 함께 택시운수과와 지역화폐팀 등 관련 부서 간 미세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역택시를 대상으로 동백택시 도입 검토가 끝나는 대로 시범운영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라며 “이르면 내달 중 시민들이 동백택시를 타게 된다”고 말했다. 대상 택시는 개인택시 1만3,833대, 법인택시 1만316대 등 모두 2만2,149대다. 시범운영에는 이들 중 일부가 참여하며 본격적 운영은 내년부터다. 대상 택시가 동백택시 동맹에 가입할 경우 전국 최대 규모의 지역택시 동맹체가 된다.

경남에서는 경남도택시운송사업조합 등 4개 조합이 ‘리본택시’를 출범해 정식 운영에 들어갔지만, 가입 택시 규모가 1,000여 대 수준에 그친다. 경남도 전체 택시는 1만2,500대 수준이다. 대구시택시운송조합도 공공형 택시 호출 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동백택시는 택시 호출을 위해 별도의 앱을 깔 필요가 없다. 지역화폐인 동백전의 기존 앱에 택시호출 기능이 추가된다. 호출 비용은 무료다. 택시기사가 부담하는 수수료도 무료로 책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관리하는 가맹 택시가 월 총매출 3.3%를, 비가맹 택시의 경우 월 9만9,000원의 수수료를 내는 것에 비하면 획기적이다.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택시를 부를 경우 최고 5,000원이 들었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최근 모기업인 카카오가 사업 확장 과정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자 카카오모빌리티는 뒤늦게 유료 택시 호출 서비스인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택시 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수수료)을 월 9만9,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낮추는 등 관련 조치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로 사실상 독점 사업자로 올라선 뒤 택시호출료 인상, 택시기사 대상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부산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최근 조치와 관계없이 지역에 동백택시가 본격 운행할 경우 대기업으로 수수료 등의 비용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이용 시민과 지역 택시기사 모두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동백택시 차원에서 관리하는 가맹 택시 사업을 시작하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콜택시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백택시는 90만 명에 가까운 가입자가 확보된 지역화폐 동백전 이용 시민을 기반으로 한다. 초기 사용자 확보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택시요금 결제는 충전된 지역화폐 동백전으로 할 수 있고, 현금은 물론 일반 신용카드로도 가능하다.
한국일보

부산 지역화폐인 동백전 앱. 부산에서는 동백전 앱을 이용한 콜 택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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