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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포도송이와 흰 꽃? 현미경으로 바라본 참나무잎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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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샷] ‘니콘 스몰월드 2021’ 수상작

30여만 개의 신경세포 촬영작

돼지에 기생하는 이의 다리 등

출품작 1900점 중 100작품 뽑아

조선일보

2021년 니콘 스몰월드현미경 사진전 1등작, 참나무 잎, Jason Kirk. /Nikon Smal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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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뭇가지에 흰 꽃이 활짝 피었다. 뒤에는 보라색 열매들도 주렁주렁 달렸다. 어느 화가가 그린 유화 같지만 자연의 실제 모습이다. 카메라 제조 기업인 니콘은 지난 13일 버지니아참나무 잎을 현미경으로 촬영한 이 사진을 ‘니콘 스몰월드’ 현미경 사진전의 1등 작품으로 선정했다.

미국 베일러 의대 현미경 센터의 제이슨 커크 소장은 컬러 필터와 맞춤형 현미경으로 잎 뒷면에서 반사되는 빛을 포착해 이 사진을 만들었다. 꽃잎처럼 보이는 부분은 식물의 잎 표면에 생기는 잔털이다. 파란색은 물이 흐르는 물관이며, 보라색 포도송이처럼 보이는 것은 공기가 오가는 기공(氣孔)들이다. 작가는 여러 필터로 특정 색을 강조한 사진 200여 장을 찍고 이들을 합쳐 색을 보정하는 방식으로 최종 작품을 완성했다.

커크 소장은 “현미경으로 작은 물체를 관찰하려면 머리만 한 크기의 조명으로 바늘 끝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20년 동안 과학계에서 많은 것을 배웠지만 동시에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에게도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니콘은 “1등 작품은 영상 기술과 예술적 창의력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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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니콘 스몰월드현미경 사진전 2등작, 신경세포, Esmeralda Paric, Holly Stefen. /Nikon Small World


2등은 호주 매쿼리대 연구진이 미세 유체 칩에서 키운 30여만 개의 신경세포를 촬영한 사진이다. 마치 추상화처럼 보이는 화면 좌우로 두 가지 다른 신경세포 군집이 보이며, 가운데는 액체가 흐르는 통로이다. 3등은 미국 뉴욕의 나소 전문대 연구진이 돼지에 기생하는 이의 뒷다리와 발톱, 기관(氣管)을 찍은 사진이다. 땅속 터널처럼 보이는 부분이 곤충의 호흡기인 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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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니콘 스몰월드현미경 사진전 3등작, 돼지 이, Frank Reiser. /Nikon Smal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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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산호처럼 붉고 흰색이 강렬한 사진은 체코 마사릭대 연구진이 사람 유방 세포를 입체로 키운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를 찍은 것이다. 12등을 차지했다. 붉은색은 젖을 분비하는 세포이고 흰색은 그 위에서 압축하는 근상피세포이다. 호주 월터앤드엘리자홀 의학연구소가 출품해 가작을 받은 사진 역시 형광 빛을 띠는 산호로 보이지만 실상은 내장 표면의 융모(絨毛)를 덮고 있는 상피세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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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니콘 스몰월드현미경 사진전 12등작, 유방 오가노이드, Jakub Sumbal. /Nikon Smal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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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은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1975년부터 매년 이 공모전을 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88국에서 출품한 사진 1900여 점 가운데 본상 20작품을 비롯해 총 100작품을 수상작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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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니콘 스몰월드현미경 사진전 가작, 내장 상피세포, Caleb Dawson. /Nikon Small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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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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