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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수술 후 일부 고위 성직자들 새 교황 선출 투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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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방문 때 예수회 사제들에 털어놔…"일부는 내가 죽기를 바랐을 것"

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방문 당시의 프란치스코 교황. [로이터=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슬로바키아 방문 당시 자신의 '종교적 고향'인 '예수회' 신부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톨릭교회를 부당하게 공격하는 교계 내 보수·전통주의자들을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수회가 발간하는 가톨릭 매거진 '라 치빌타 카톨리카'(La Civilta Cattolica)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자리를 함께한 교황과 53명의 예수회 신부들 간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교황은 자신과 가톨릭교회를 '가십'의 대상으로 삼거나 합당한 이유 없이 공격하는 교계 내 전통·보수주의자들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교황은 "나 스스로 죄인이기에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공격과 모욕을 당할 수 있지만, 교회에 대해선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그것은 악마가 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나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성직자들도 있다. 진정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판단을 내릴 땐 특히 나도 인내심을 잃게 된다. 그럴 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나는 앞으로도 그들이 만든 사상과 판타지의 세계에 들어갈 생각이 없다. 그러고 싶지 않다"며 "이는 내가 설교를 선호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자신이 장 절제 수술을 받고 입원해있는 동안 실제 콘클라베(Conclave·교황 선출 투표)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교황은 건강을 묻는 한 사제의 질문에 "여전히 살아있다"면서 "일부는 내가 죽기를 바랐겠지만"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수술 후) 건강 상태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판단한 고위 성직자(주교 또는 추기경)들의 모임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 그들은 콘클라베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주님의 은덕으로 나는 괜찮다"고 부연했다.

교황은 지난 7월 4일 이탈리아 로마 시내 한 종합병원에서 지병인 결장 협착증 수술을 받고서 열흘 간 입원했다. 33㎝ 길이의 장을 잘라내는 큰 수술이었다.

퇴원 이후 순조로운 회복 과정을 거쳤으나 수요 일반알현과 주일 삼종기도 등과 같은 대중 행사에서 다소 약해진 목소리에 수척한 얼굴이 공개되며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당시 교황의 자진 사임에 이은 '콘클라베' 가능성을 짚는 이탈리아 언론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교황은 이달 1일 방송된 스페인 라디오 채널 '코페'(COPE)와의 인터뷰에서 자진 사임은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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