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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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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안남은 국민의힘 경선…‘본·토·검’ 누굴 베고 누굴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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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왼쪽부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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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내년 3월 9일 대통령 선거에 나갈 후보를 11월 5일 결정한다. D-데이가 두 달도 남지 않은 만큼 내부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야권에선 국민의힘 경선을 가를 3대 요인으로 ①본선 경쟁력 ②토론 능력 ③검증 통과를 꼽고 있다. 이 세 가지 요인은 본선 승리를 위한 필요불가결한 요건이기도 하다.



① 본선 경쟁력



국민의힘은 경선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경선 규칙을 둘러싼 내홍을 겪었다.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정당 지지자가 의도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상대하기 쉬운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하는 이른바 ‘역선택’ 문제를 놓고 극한 대립을 했다.

결국 국민의힘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정홍원)는 지난 5일 심야 마라톤 회의 끝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여론조사 문구에 넣지 않는 대신 최종 경선 때 본선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쉽게 말해 단순히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고 묻는 게 아니라 ‘민주당 ○○○ 후보와 맞붙을 국민의힘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한 달여 빠른 10월 10일(과반 득표자 없을 경우 4~5일 뒤 결선 투표)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만큼 이에 맞설 맞춤형 후보를 뽑겠다는 계산이다.

현재의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본선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앞서있다고 평가받는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민주당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지사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의 양자 대결 조사에서 야권 후보 중 가장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홍준표 의원이 상승세를 타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홍 의원도 민주당 후보들을 상대로 선전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3~15일 조사해 16일 발표한 양자 대결 조사에서 홍 의원과 이재명 지사는 각각 38%와 44%였고, 홍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는 각각 42%와 3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윤석열 ‘1강 독주 체제’에서 ‘윤석열·홍준표 2강 체제’로 급격하게 구도가 재편되는 양상”이라며 “국민의힘도 후보 선택에 있어 ‘본선 경쟁력’ 프레임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수치로는 아직까지 열세를 보이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도 “본선에 나가서 승리할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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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부터 국민의힘 윤석열, 안상수, 원희룡, 최재형, 유승민,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자 1차 방송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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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토론 능력



윤석열 전 총장에 비해 지지율이 떨어지는 경쟁자들이 하나같이 벼르고 있는 게 바로 TV 토론이다. 공식 경선 후보 등록 전 토론 개최 문제를 놓고 당내 갈등이 있었을 때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토론에 나오라”고 압박을 가했다. “경선 토론이 본격화 되면 정권 교체에 누가 든든하고 준비된 후보인지 판가름 날 것”(8월 14일, 홍 의원)이라거나 “토론을 안 하고 대통령을 뽑으면 결국 ‘묻지마’ 투표, 이미지 투표를 하게 돼서 또 문재인 대통령같이 무능한 대통령을 뽑게 되지 않나”(8월 16일, 유 전 의원)라는 식이었다.

결국 1차 경선(9월 15일) 전까지 후보간 토론회 없이 공약 발표회나 국민 면접 방식의 행사만 진행되자 홍 의원과 유 전 의원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7일 공약 발표회 때 유 전 의원은 “선관위가 왜 이렇게 유치한 결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토론을 일부러 막으려고 이러는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지난 10일 국민 면접 행사 뒤 홍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6년 정치 하면서 대통령 후보를 면접하는 것도 처음 봤고 또 면접을 하며서 모욕 주는 당도 생전 처음”이라며 “세 명 면접관 중 두 명을 반대 진영 사람을 앉혀 놨다. 비아냥 대고 조롱하고 낄낄댄 22분이었다”고 쓰기도 했다.

경쟁자들의 불만은 정치 신인인 윤 전 총장이 토론을 잘하지 못할 것이란 기대를 전제로 하고 있다. 토론을 많이 할수록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윤 전 총장 캠프의 이상일 공보실장은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윤 전 총장이 토론을 못한다는 건) 그렇게 희망하는 분들의 이야기 같다”며 “뚜껑을 열면 누가 토론을 잘하는지 우열이 나올 텐데,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쑥스러울 정도로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토론을 못할 것 같은 윤 전 총장이 선방하게 되면 오히려 더 많은 점수를 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열린 16일 첫 TV 토론회에선 예상대로 윤 전 총장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홍 의원은 “검사 시절 보수 궤멸에 앞장섰다”고 몰아쳤고, 유 전 의원은 “평생 검사를 하신 분이 대통령을 할 깜이 되느냐”고 직격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검찰 수사 때문에 보수가 궤멸한 게 아니라 홍 후보가 당 대표할 때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했다)”거나 “(대통령)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되받았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 2차 경선(10월 8일) 때까지 모두 6차례의 TV 토론을 열기로 했다. 2차 경선 뒤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3차 경선(11월 5일) 때까지의 토론 횟수와 방식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③ 검증 통과



국민의힘 경선에서는 후보 상호간 검증 공방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살은 윤 전 총장에게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최재형 전 원장과 함께 정치 신인인데다 선두권 후보이기 때문이다.

홍준표 의원은 틈날 때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벼르고 있다. “수신제가도 못 한 사람이 치국평천하하겠다는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라거나 “검증이 두려우면 그냥 (대선 도전을) 접으라”는 식이다. 유승민 전 의원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경선이 시작되면 정책과 도덕성 검증이 치열할 것이다. 신비주의 베일이 벗기 시작하면 지지율이 출렁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부인 김건희씨와 장모 최모씨 등 처가 문제로 곤혹스러웠던 윤 전 총장은 최근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으로 민주당뿐 아니라 홍준표 의원 등 국민의힘 내부로부터도 공격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은 “정치 공작”이라는 입장이지만 사건 관련자로 지목된 김웅 의원이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하면서 사건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게다가 범죄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1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피의자로 전격 입건하고, 이 사건의 제보자인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만난 사실 등이 드러나면서 사건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안갯속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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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에서 홍준표(왼쪽)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행사 시작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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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이 사건을 잘 극복하면 오히려 지지세가 더 견고해질 수 있지만 반대로 실체가 있는 걸로 결론이 나면 지지율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여론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처가 의혹과 달리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은 여론에 주는 충격이 다를 수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상승세를 보이는 홍준표 의원에 대한 검증 시도도 늘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과거 막말 논란이나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이던 2018년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 등도 도마에 오를 수 있다.

실제 그동안 홍 의원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여권에서도 공격적인 발언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지난 11일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을 비판하는 홍 의원을 향해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돼지 흥분제(발정제)’ 사건을 언급했다. 홍 의원이 2005년 3월 자서전『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교 1학년 시절 하숙집 동료들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여학생과 야유회를 가는 남학생에게) 흥분제를 구해 주기로 하였다”고 적은 걸 겨낭한 것이다. 홍 의원은 처음 논란이 됐던 2017년 대선 때부터 줄곧 “내가 한 행동이 아니다”는 입장이지만 여권에선 계속해 문제를 제기할 태세다.

국민의힘은 최근 공명선거추진단(단장 김재원 최고위원)을 꾸렸다. 경선 과정에서의 과열 경쟁을 방지하는 동시에 후보를 최종 확정하기 전 자체 검증을 통해 대선 본선에서의 네거티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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