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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상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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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학본체론·물음을 위한 물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일리아스, 호메로스의 상상 세계 = 조대호 지음.

고대 그리스 철학을 연구하는 조대호 연세대 철학과 교수가 문학 작품 '일리아스'(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를 썼다고 알려진 호메로스의 실체에 접근했다.

호메로스라는 이름은 매우 유명하다. 하지만 그는 한 명이 아니라 집단이라는 설도 있고, 실재하지 않았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저자도 "호메로스는 전설의 안개에 가려진 이름이며, 태어난 곳에 대해서도 오래전부터 추측이 무성했다"며 "우리는 호메로스와 그의 행적에 대한 몇 가지 개연성 높은 추측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이어 정설에 따라 호메로스가 기원전 8세기 무렵에 태어나 터키 남서부 해안의 이오니아 지방에서 주로 활동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호메로스 작품을 영웅주의, 올림포스 신들에 대한 신앙, 죽음과 저승세계에 대한 상상이라는 주제로 분석한 뒤 후대에 일리아스가 어떻게 수용됐는지 살핀다.

저자는 호메로스의 서사시와 그 안에 담긴 상상 세계는 '서양 문명의 원천의 원천'이며, 고대 그리스 문명은 호메로스를 떠나 존재하지 못한다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철학자 플라톤이 쓴 '국가'는 호메로스에 대한 반론이자 대항 이론의 결정체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저자는 그 반론을 다룬 책 '국가, 플라톤의 이상 세계'도 펴낼 계획이다.

그린비. 336쪽. 1만7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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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학본체론 = 천라이 지음. 이원석 옮김.

중국 칭화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가 유가의 핵심 개념인 인(仁)을 중심으로 사상 체계의 재정립을 시도했다. 중국 출판인협회가 발간하는 '중화독서보'(中華讀書報)가 2014년 '10대 도서'로 선정한 책이다.

저자는 집필 이유에 대해 중국 지성계의 거목으로 언급되는 리쩌허우(李澤厚)가 쓴 '중국철학이 등장할 때가 되었는가'에 자극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리쩌허우는 중국철학을 '정감본체론'(情感本體論)으로 이해했는데, 이에 대비되는 용어가 책 제목이기도 한 '인학본체론'(仁學本體論)이다.

그는 인이 초기에는 '이웃 사랑'으로 인식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월적 실재이자 유기적 전체로 개념이 확대됐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공자의 유학은 본래 인학(仁學)이었고, 유가의 인학은 만물일체를 중시해야 한다고 보면서 만물의 공생·공존과 상호 관련이 일체가 된다고 말한다"며 "현대 유학은 인체의 '함께 존재함'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역자는 후기에서 "저자에게 인은 시대에 따라 달리 발현하며, 현대에는 인애·자유·평등·공정·화해의 다섯 가치가 그 발현물에 해당한다"며 "저자는 다섯 가치를 중심으로 중국의 시민사회 덕목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언한다"고 평가했다.

글항아리. 744쪽. 4만2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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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음을 위한 물음 = 윤여일 지음.

사회학자인 윤여일 제주대 교수가 2010년대에 일어난 주요 사건들에 대한 단상을 정리한 글 10편을 모았다. 부제는 '2010년대의 기록'.

저자가 다룬 사건은 이명박 통치, 일본 후쿠시마 사태, 세월호 참사, 촛불집회, 트럼프 집권, 예멘 난민 유입 등이다.

그는 에필로그에서 2010년대가 '퇴행의 시대'는 아니었는지 반문하고 다음과 같이 적었다.

"2010년대는 1990년대, 2000년대와 달리 명명 자체가 어색하게 들릴 만큼 뭐 하는 시대였는지 알기 어렵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은 아닐 테니 무얼 생산하지 않았다면 소모하던 중임이 분명하다. 탕진의 시대다. 눈 닿는 곳마다 축적은 없이 탕진 중이다."

갈무리. 320쪽. 1만9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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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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