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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긴급재난지원금

“재난지원 받으면 노비 못 받으면 성골” 골품제 계급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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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재난지원금 계급표./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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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하위 88%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을 주는 코로나 재난지원금 신청·지급이 시작된 이후 온라인에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에 따라 신라시대 골품제처럼 계급을 나눈 ‘현대판 골품제’ 계급표가 떠돌고 있다.

1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재난지원금 계급표’가 올라왔다. 계급은 5등급으로 나뉜다.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이들은 ▲성골(상위 3%, 재산세 과세 표준·금융소득·건강보험료 기준 초과) ▲진골(상위 7%, 금융소득·건강보험료 기준 초과) ▲6두품(상위 12%, 건강보험료 기준 초과)으로 나눴다. 지원금을 받는 이들은 ▲평민(상위 90%, 지원금 지급)과 ▲노비(상위 100%, 지원금 지급+10만원)로 분류됐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실상은 노비인데 6두품이구나”, “액수를 줄이더라도 다 줬으면 깔끔할텐데”, “가족에 묶여서 가짜 성골됐다. 나는 노비인데 부모님이 성골인 거랑 무슨 상관이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조선일보

상위 12%에 국민지원금 지급을 안 하기로 한 현 상황을 풍자한 '자부심상'./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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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자부심상’ 상장도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상장 이미지를 보면 수여자는 ‘고소득자’로 되어있고, “위 사람은 평소 돈을 많이 벌었기에 재난지원금 대신 자부심상을 드립니다”라고 써있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가 국민지원금 지급 대상 선정과 관련 “재난기에도 전혀 소득이 줄지 않았던 고소득자들한테는 사회적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을 돌려드릴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민지원금은 정부가 지급 대상에서 상위 12%를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선정 기준이 ‘건강보험료 납부액’이라 재산은 없지만 근로소득이 일정한 맞벌이 부부 등은 지원을 못 받고 근로소득이 없는 일부 자산가들이 혜택을 받는 경우도 발생했다.

트위터에는 실시간 트렌드로 ‘상위 12%’라는 키워드가 올라오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부자라는 생각을 한 기억이 없는데 상위 12% 안에 들어갈 수 있어 감사하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집도 없고 차도 없는데 뭐가 잘못된 거 아니냐”며 “대출금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데 상위 12%는 말도 안된다”고 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9일 재난지원금 지급 방침을 바꿔 지급 대상자를 하위 90%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최대한 이의 신청을 구제하는 방안을 당정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지급 대상 확대에 필요한 추가 재원은 “지급률이 2% 올라가면 3000억원 정도가 더 들기 때문에 불용 예산을 활용하면 감당할 수 있다”고 했다.

[김자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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