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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회담 자료총서 첫 책 '대일배상요구조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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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역사재단 "강제동원 피해자 손 들어준 판결의 원점"

연합뉴스

[동북아역사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동북아역사재단이 40권으로 예정한 한일회담 자료총서 첫 책으로 '대일배상요구조서'를 발간했다.

한일회담 자료총서는 강제동원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등에서 나타나는 한국과 일본 간 인식 차이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관련 핵심 문서를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한일 정부는 1951년 10월 국교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시작했고, 중단과 재개를 되풀이한 끝에 1965년 6월 협정에 조인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이 과정에서 한일 정부가 각각 작성한 문서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한국 외교문서를 분류하고 설명을 덧붙인 해제집과 일본 외교문서 목록을 간행했고, 이번에 한일회담 전체상과 주요 쟁점을 소개하는 자료총서를 펴냈다.

대일배상요구조서는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첫 대일 배상 요구다. 1949년 3월 15일 '대일배상요구조서 1부: 현물반환 요구'에 이어 그해 9월 1일에 2∼4부를 담은 '대일배상요구조서(속)'가 나왔다. 1954년에는 한 권짜리 '대일배상요구조서'가 발간됐다.

한국 정부는 조서 서문에서 "일본의 한국 지배는 한국 국민의 자유의사에 반한 일본 단독의 강제적 행위"이며 "대일 배상의 기본 정신은 일본을 징벌하기 위한 보복의 부과가 아니고 희생과 회복을 위한 공정한 권리의 이성적 요구에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역사재단은 1954년 자료 원문을 싣고,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는 주석을 달아 설명했다. 또 대일배상요구조서를 법적 측면에서 보완하기 위해 1950년에 작성된 '대일강화조약에 관한 기본태도와 법적 근거'도 수록했다.

동북아역사재단 관계자는 "대일배상요구조서는 존재를 아는 연구자가 적고 문서 상태도 좋지 않아 활용도가 낮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가 국제법상 불법이고 부당하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강제동원 피해자의 손을 들어준 한국 대법원 판결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일배상요구조서의 2∼4부에서는 피해 배상 범위를 청구권 교섭보다 훨씬 넓게 잡고 있다"며 "군인·군무원의 연금뿐 아니라 남한 내 학교시설, 노동력, 생산물 등을 망라해 배상을 요구했다"고 짚었다.

조윤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자료총서는 동북아역사재단이 2008년부터 진행한 한일회담 외교문서 연구의 결실"이라며 "한일회담과 한일협정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당시 한국 정부가 어떤 국내외적 상황 속에서 교섭을 추진했는지를 기록에 근거해 실증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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