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조직원이 미 대사관 건물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모습. /@theragex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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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미 대사관 건물이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을 상징하는 벽화로 뒤덮였다.
6일(현지 시각) 트위터에는 아프간 수도 카불에 위치한 미 대사관 건물 담장을 촬영한 사진이 여러 장 공유되고 있다. 그 안에는 탈레반 조직원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 대형 벽화를 그리는 모습이 담겼다. 완성된 그림에는 탈레반을 상징하는 문양 등이 새겨져 있다.
또 아랍어 문구를 쓴 커다란 글씨도 보이는데, 탈레반이 표어로 삼는 ‘샤하다’ 구절이다. 이슬람 신앙 고백을 의미하며 ‘하느님 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무함마드는 그분의 사도입니다’라는 내용이다. 탈레반 깃발에 적혀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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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가 그려진 정확한 시점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탈레반이 마지막 저항지인 판지시르를 장악했다고 선언한 6일 즈음으로 추정된다. 카불에 머무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 소속 기자 에마 그레이엄-해리슨은 이날 트위터에 벽화 사진을 올리고 “탈레반의 거대 깃발이 최신 벽화로 등장했다”고 썼다.
이 건물은 지난달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함과 동시에 비워졌다. 당시 소셜미디어에는 미 국기인 성조기가 내려지는 순간을 포착한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성조기 하강은 사실상 대사관 직원 대피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기 때문에 외신의 이목이 집중됐었다.
애초 미 정부는 4200명의 주재 직원들을 이틀에 걸쳐 순차적으로 대피시키려 했으나, 탈레반의 진격으로 상황이 긴박해지자 헬기를 동원한 대피 작전을 펼쳤다. 이후 카타르 도하로 대사관 업무를 이관했고 그곳에서 아프간 대피 비자 등을 처리 중이다.
뉴욕포스트는 이같은 탈레반 측 행동을 ‘일종의 도발’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보통 외국 주재 대사관은 본국 자산으로 간주되는 데다, 탈레반은 미 국무부에 대사관 건물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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