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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국민통합정부 군사정권 맞서 “국민 방어전쟁”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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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G, 시민들에게 “군부 공격하라” 호소

시민군 수천명, 40만 군대와 ‘정면 대결’ 힘들어

무장세력 연대해 게릴라전서 재래전으로 나갈듯

군부 “유엔 관심 끌기위한 것…실패할 것” 비판


한겨레

두와 라시 라 국민통합정부(NUG) 대통령 대행이 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군부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연설을 하는 장면 중 일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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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사정권에 맞서 출범한 임시정부 격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지난 2월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정권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두와 라시 라 국민통합정부 대통령 대행은 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계된 7분간의 특별연설을 통해 “국민 방어전쟁이 시작됐다”며, 미얀마 시민들은 민 아웅 흘라잉이 이끄는 군사정권에 대항해 봉기하라고 촉구했다. 국민통합정부는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민간정부를 전복하자,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정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출신과 소수민족 등을 아울러 4월16일 결성한 조직이다.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군부는 끊임없이 다양하게 법률을 악용하여 살인, 고문, 구금, 투옥을 자행했다”며 “국민 방어전쟁은 국민적 혁명이며 미얀마 전역의 국민은 각지에서 테러리스트 지도자 민 아웅 흘라잉 체제에 저항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부 쿠데타 뒤 미얀마 전역에선 반대 시위가 벌어졌고, 군부가 이를 폭압적으로 진압하는 과정에서 1000여명이 숨졌다.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은 “시민방위군(PDF)은 담당 지역에서 군부의 자원을 공격하라”고도 말했다. 시민방위군은 지난 5월 국민통합정부가 창설했다고 발표한 군대다. 하지만 국민통합정부가 정확한 규모를 밝힌 적은 없어 이들이 어느 정도 물리력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 미얀마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수천명 규모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날 국민통합정부는 현역 군인만 40만명 이상인 미얀마군과 어떻게 싸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미얀마 나우>는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구한 국민통합정부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군부에 대한 ‘방어전쟁’은 게릴라식 공격에서 시작해 민중과 협력을 통해 재래식 전쟁으로 바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연설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소수민족 군대들은 즉시 민 아웅 흘라잉과 쿠데타 군대를 공격하고 다양한 방식을 동원하여 담당 지역을 완벽하게 통제하라”고 호소한 점이다. 미얀마는 다민족 국가로 소수민족인 카친족과 카렌족 등은 다수민족인 버마족 중심의 미얀마 중앙정부에 맞서 오랫동안 무장 투쟁을 벌여왔다. 군부 쿠데타 뒤 ‘시민불복종 운동’(CDM) 등으로 군부정권에 맞섰던 미얀마인들 일부가 소수민족 무장단체에 합류하기도 했다. 국민통합정부는 이전부터 군부정권과 무력 대결을 하기 위해선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들을 포함한 ‘연방군’ 창설 의지를 밝혀왔다. 이날 성명을 공개한 두와 라시 라 대통령 대행 역시 소수민족인 카친족이다. 다만,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이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할지는 속단할 수 없다.

한겨레

무슬림에 대한 폭력 선동으로 악명이 높은 미얀마 승려 아신 위라투. EPA 연합뉴스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의 전쟁 선포와 관련해 유엔 총회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환기하고 인정을 받기 위한 시도이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은 조 민 툰 군정 대변인이 이날 군부가 운영하는 방송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이렇게 밝혔다고 전했다. 내주 유엔 총회에서 미얀마 대사 교체 여부가 결론 날 예정이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폭력 선동 혐의 등으로 수감 중이던 승려 아신 위라투를 6일 석방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그는 무슬림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등 무슬림을 증오하는 연설을 하고 폭력을 선동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국민통합정부는 6월 오랫동안 박해를 받아온 로힝야족에 대해 시민권을 주겠다는 획기적인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이에 대항하는 움직임으로 추정된다. 미국 시사잡지 <타임>은 아신 위라투에 대해 “불교도 빈라덴” “테러의 얼굴을 한 불교도”라고 묘사한 적이 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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